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이 중국에 흥미를 잃고 있다.
15일 새너제이 머큐리뉴스는 미국 VC의 중국 투자가 지난해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2012년 미국 VC의 중국 투자는 총 37억달러로 63억달러를 기록한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투자 건수 역시 202건에 그쳐 2011년 362건을 크게 밑돌았다. 투자 규모와 건수 모두 글로벌 금융위기로 시장이 침체된 2009년 이후 최저다. 투자 건수는 2009년보다 적다.
2010년과 2011년 실리콘밸리에서는 중국 투자 붐이 일었다. 당시 실리콘밸리에선 투자하러 상하이에 가는 VC를 일컫는 `관광 투자자(Tourist Investors)`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지난해 실리콘밸리 VC 투자가 급감한 이유는 중국 기업에 투자해도 회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자금을 회수할 통로가 막혔다는 지적이다. VC가 투자 수익을 얻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 배당과 증시 상장(IPO), 매각(M&A)이다. 실리콘밸리 VC가 투자한 기업 대부분이 이제 막 창업한 스타트업이란 점에서 배당 수익은 기대하기 힘들다. IPO와 M&A를 기대했지만 기대와 다른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상하이에서 활동하고 있는 제프 리차드 GGV캐피털 대표는 “중국 내 IPO를 위해 투자자가 많은 비용을 지불했지만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며 “중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도 2010년 38개에서 2011년 15개, 지난해 2개로 급감해 IPO 기대감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기업가 대부분이 회사를 파는 것을 꺼려해 VC 입장에선 이래저래 중국 기업에 투자할 매력이 없다”며 “IPO와 M&A가 활발한 실리콘밸리 기업에 투자한 VC가 훨씬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모호한 규제 환경과 지적재산권 보호 미흡도 투자를 주춤하게 만들고 있다. 앤드류 청 코슬라 벤처스 대표는 “외국 VC에게 불리한 규제 등 전반적 투자 환경이 좋지 않다”며 “서양 기업의 기술을 그대로 모방하는 `카피캣` 서비스가 봇물을 이루면서 혁신을 찾아볼 수 없는 점도 문제”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 VC 중국 투자 현황(단위:억달러, 건)
(자료 : 다우존스 벤처소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