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15일(현지시각) 애플은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북부지방법원에 “삼성전자가 자사 제품 디자인과 기술을 침해했다”며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15일로 세계의 특허전이 시작된 지 꼭 2년이 됐다.
미국서 시작된 두 회사 소송은 독일, 네덜란드, 일본, 한국 등 9개국으로 확대돼 아직도 진행형이다. 지난 2년간 치열한 공방을 벌인 두 회사 중 승자는 누구일까. 업계는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특허 침해 판결을 받고 5억9000만달러 이상을 배상해야 하지만 소송을 통해 애플에 버금가는 기업 명성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애플은 스마트폰 혁신 기업 자존심을 지켰다. 두 회사는 지난 2년간 불꽃 튀는 법정 공방에도 경쟁사를 따돌리고 스마트폰 시장을 점령했다.
◇특허전 어디까지 진행됐나
애플이 2년전 삼성전자에 제기한 소송은 1심 판결이 나왔다. 캘리포니아 북부연방법원 루시고 판사는 지난달 1일 삼성전자가 애플 특허를 침해했고 5억9000만달러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지난해 8월 배심원이 평결한 10억5000만달러 중 4억5050만달러가 잘못 산정돼 이 부분을 삭감했다. 새로운 재판은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미국에서 갤럭시S3와 아이폰5 등 최신 제품과 관련한 2차 소송도 제기했다.
두 회사는 법원은 물론이고 미국 무역위원회(ITC)에 각사를 특허 침해로 고소했다. ITC는 지난 7일 삼성전자가 애플 특허를 침해했다고 예비 판정했다. 최종 판정은 8월 1일 나오는데 이 결과가 받아들여지면 삼성전자 일부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의 미국 수입이 제한된다. 두 회사는 독일,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일본, 한국 등 9개국에서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다.
◇소송 효과 `톡톡`
2년의 특허전 동안 두 회사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했다. 세계 언론은 연일 두 회사 특허전을 보도하며 모든 관심이 집중되는 현상을 가져왔다. 시장점유율도 두 회사가 나눠가졌다. 스트래티지어낼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30.4%, 애플은 19.4%를 차지했다. 소송 전인 2010년 삼성전자 점유율은 8%에 지나지 않았다. 세계 4위에서 2년 만에 1위로 올라섰다. 애플 역시 15.9%로 3위였는데 혁신의 아이콘이란 명성과 함께 2위로 올라섰다. 두 회사 모두 소송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관심을 집중시키며 시장을 장악했다.
이창훈 아주양헌 미국변호사는 “이 소송의 패자는 없다”며 “삼성전자 소송 비용이 1조가 되더라고 그 효과는 수십조에 달한다”고 말했다.
◇특허 소송 법칙 바꿔
특허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특허 소송의 법칙을 바꾼 점에 주목했다. 애플은 기존 특허소송 무기였던 표준 특허가 아닌 디자인과 사용자인터페이스(UI)로 삼성전자를 공격했다. 제품의 모양과 느낌을 나타내는 `트레이드 드레스`도 특허 무기가 됐다. 삼성전자는 2년 전 소송 초반 애플의 단순하지만 예리한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소송이 길어지며 삼성전자 반격도 성공했다. 이 변호사는 “이 소송은 잠자고 있던 특허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보여준 사례”라며 “특허 활용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애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자료:SA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