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통화 무료 후폭풍]MVNO 사업자 최대 피해…도매대가 인하 사활

이동통신사(MNO)의 무제한 음성통화 요금제 등장으로 이동통신재판매(MVNO) 사업자가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가뜩이나 통신사의 과도한 보조금 정책으로 가입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던 MVNO 업계는 장점인 저렴한 통신요금 경쟁력마저 퇴색되면서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변화된 시장 환경에 맞춰 도매대가를 조정하지 않으면 공멸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MVNO 업계는 이 때문에 올해 도매대가 산정에서 무제한 음성통화 요금제에 맞춰 음성·데이터·문자 도매대가를 인하하는데 사활을 걸 태세다.

현재 도매대가는 MNO와 비교해 요금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수준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산정한 SK텔레콤(MVNO 의무제공사업자) 도매대가는 음성 분당 54원, 데이터 MB당 21원, 문자 건당 8.8원 수준이다. 단적으로 통신사는 `조인` 서비스를 출시하며 문자메시지를 사실상 무료화 했지만, MVNO에게는 건당 8.8원씩 받는 것도 불합리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MVNO 도매대가를 SK텔레콤과 KT가 출시한 망내 무제한 음성통화 요금제나 LG유플러스가 발표한 망내외 무료통화 요금제에 대입하면 MVNO 요금제는 가격 경쟁력이 거의 없다. T끼리 35요금제(음성 망내 무제한·망외 80분, 데이터 550MB, 문자 무제한)에 도매대가를 적용하면 원가가 2만1379원(음성 160분, 문자 100건 기준)이 나온다. 35요금제에 약정할인 7200원을 적용한 소비자 부담 2만7800원 대비 77% 수준이다. 원가에 MVNO 사업을 위한 운영비와 마케팅비 등을 더하면 오히려 MNO 요금보다 높아지는 결과가 나온다.

MVNO 업체 관계자는 “망내 음성통화 무제한은 음성통화 원가가 낮다는 것을 통신사가 인정하는 것”이라며 “상호접속료를 제외하면 망외 무제한 통화 제공도 가능한 것처럼 낮아진 음성원가를 기준으로 도매대가를 대폭 인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료 통화 요금제 출시를 MVNO 시장과 MNO 시장을 구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무료 통화 요금제는 대부분 일정액 이상의 고가 요금제인 만큼 통신소비가 적은 사람에게는 MVNO 요금제가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장윤식 한국MVNO협회장은 “망내 무제한 요금제에 해당되지 않는 월 통신료 3만원 이하인 소비자에게는 MVNO가 차별화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낮아진 요금원가를 고려해 도매대가를 대폭 인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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