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가 폭증하면서 스토리지의 효율적인 활용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IDC는 2012년 말 기준 세계에 생성돼 있는 데이터양이 약 2.7제타바이트(ZB)에 달하며 2016년 8ZB까지 폭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빅데이터가 IT 시장의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시장 전체의 성장을 스토리지 분야가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데이터 증가와 더불어 데이터 환경도 변화하고 있어 기존 스토리지 관리 정책만으로는 변화하는 데이터 환경에 대응하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오늘날 생성되는 데이터의 특성을 살펴보자. 첫째, 만들어지는 데이터의 80% 이상이 비정형 데이터로 유형도 매우 다양해졌다. 둘째, 데이터 생성 시점이 오래될수록 데이터 재사용율이 급격히 줄어들어 80% 이상의 데이터가 생성된 지 90일이 지나면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셋째, 스토리지 관리 비용이 갈수록 높아져 거의 IT 비용의 30%에 육박한다. 넷째, 데이터 센터 전력 소모의 40%를 스토리지가 소비하고 있으며, 해마다 약 20%씩 상승하고 있다. 다섯째, 아카이브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으며, 기업의 약 68%가 아카이브 보존 연한을 100년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환경 변화로 데이터를 가치와 목적에 따라 비용 효율적인 스토리지에 저장하는 것이 데이터 센터 비용 절감에 있어 최우선 과제가 됐다. 데이터 가치와 용도에 맞게 플래시, 디스크, 테이프 스토리지의 장점을 잘 이용하는 스토리지 계층화 전략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플래시 스토리지는 빠른 처리 속도가 필요한 작업에, 디스크 스토리지는 1차 저장장치 혹은 백업을 위한 중간대기 영역(Staging Area)에, 테이프 스토리지는 장기 백업 및 아카이브에 사용할 수 있다.
각각의 전략에 적합한 스토리지 사용이 요구되지만 테이프 스토리지에 대한 소비자 인식은 부정적인 편이다. 스토리지 벤더들이 전반적으로 테이프에 대한 마케팅이나 인식 제고 활동을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최근 테이프 관련 기술 발전과 기능 향상에 대한 내용을 잘 알지 못하며 루머와 오해가 늘고 있다.
`디스크 가격이 테이프 가격보다 저렴하다` `테이프 비용은 저렴하나 테이프 스토리지 운영에 소요되는 비용은 더 많다` `테이프가 사라졌다` `기업은 더 이상 테이프를 사용하지 않는다` `테이프는 믿을 수 없다` `다른 스토리지 매체에 비해 테이프의 보안 리스크가 더 높은 편이다` 등이 최근 테이프 관련 루머와 오해다.
비용을 생각해보자. 디스크와 테이프 스토리지를 동일 저장 용량 규모로 비교하면 테이프의 전력 소모량이나 냉각 비용이 훨씬 적다. 디스크는 항상 전원·냉각 장치를 가동해야 하지만, 테이프는 사용하지 않을 경우 관련 장치 운영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스토리지 수명도 테이프가 디스크보다 길다. 디스크는 데이터를 저장하고 그대로 뒀을 때 자화 감쇄율을 고려해 10년가량의 보존 기간을 보장하지만 테이프는 약 30년을 보장한다. 디스크는 모델 사용 연한 또는 수명이 5년 내외인 반면에 테이프는 10년 정도로 길다.
테이프는 상위 모델이 출시돼도 대부분의 경우 하위 모델과 읽기 호환성을 유지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수명은 더 길다고 볼 수 있다. 기업의 68% 정도가 아카이브 보존연한을 100년 정도로 예상한다고 했을 때 데이터의 장기 백업과 아카이브에 있어 디스크보다 테이프가 더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테이프가 사라졌다는 루머와 달리 실제 테이프 스토리지는 많은 곳에서 전략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2010년 12월 발표된 ESG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데이터의 절반 정도가 마그네틱 테이프에 저장돼있다. 세계 10대 은행과 10대 통신회사 모두 테이프 스토리지에 의존하고 있으며, 세계 10대 제약회사 중 8개 회사 이상이 테이프 스토리지를 사용하고 있다.
스토리지 신뢰도 역시 테이프가 높다. 테이프는 디스크 보다 디자인이 우수하고 보다 높은 안정성·정합성 추구를 위한 이중 복제본 유지가 가능하다. 보안성도 우수하다. 암호를 풀기 위한 키(Key)가 없으면 테이프는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테이프 스토리지가 다른 스토리지보다 오래된 만큼 암호화도 가장 발달됐다.
카세트테이프나 비디오테이프 등 우리의 생활공간을 채우던 테이프가 디스크, USB, 플래시 등의 편리성에 밀려 사라진지 오래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테이프가 아카이브 스토리지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이미 많은 데이터 보호 솔루션과 아카이브 솔루션들이 테이프 활용 방안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도 오라클을 비롯한 많은 스토리지업체들이 보다 자연스러운 3 계층형(Tier-3) 스토리지로 테이프 연계 방안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이 데이터 센터 스토리지 용량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면 값비싼 디스크만 검토하기보다 플래시, 디스크, 테이프 스토리지를 모두 포함한 포괄적인 포트폴리오를 고려해 보는 것이 어떨까.
강민호 한국오라클 스토리지사업부 상무 Minho.Kang@orac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