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시대 종말 현실로···출하량 감소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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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시대 종말이 현실로 다가왔다. 20년 만에 출하량이 가장 크게 줄었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를 중심으로 한 스마트 혁명의 결과다.

11일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1분기 세계 PC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13.9% 하락했다고 밝혔다. 1994년 시장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대 하락폭이다.

PC시대 종말 현실로···출하량 감소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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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세계 PC 출하 대수는 7630만대로 지난해 1분기 8860만대보다 1230만대 감소했다. 4분기 연속 감소세며 두 자릿수 하락은 2001년 3분기 이후 두 번째다. IDC는 이 추세가 2분기에도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큰 요인은 모바일 장비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이패드 등 스마트패드에 밀려 미니 노트북 인기가 떨어지면서 저성능 PC 시장에서 감소세가 도드라졌다. PC 업계는 터치 기능과 울트라 슬림 등 다양한 기능의 신제품을 선보였지지만 소비자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8 출시도 PC 수요를 끌어올리기에 역부족이었다. 경기 침체로 기업이 교체 주기를 4~5년으로 늘린 것도 PC 시장 축소를 부채질했다. IDC는 PC 산업이 중요한 시점을 지나고 있으며 모바일 장비와 경쟁을 위한 전략적 결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반전을 위해 조직을 재편하고 공급망과 제품 포트폴리오를 정비하는 제조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업체별로 보면 최대 제조사인 HP 1분기 출하량이 지난해 1분기 대비 23.7% 감소했다. 대부분 제조사가 고전했지만 2위 업체 레노버는 현상유지하면서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지역별 하락세도 뚜렷하다. 1분기 미국 PC 출하량은 지난해 동기 대기 12.7% 감소했다. 시장규모는 1420만달러(약 160억원)로 2006년 1분기 이후 최저 수치다. 10분기 연속 감소세다. 유럽·중동·아프리카와 아태지역, 일본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맙 오도넬 IDC 부사장은 “일부 고객이 윈도8의 터치 기능과 새로운 사용자 환경 등 혁신적 요소를 반기지만 윈도8이 PC 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지 못한 것은 명확하다”며 “마이크로소프트와 제조사들은 PC 시장의 재기를 위해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PC 출하량 추이(단위:%)

자료:IDC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