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와 책]채연근 징코스테크놀러지 사장의 `소심불패`

채연근 징코스테크놀러지 사장은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해병대 장교를 지냈다. 사회생활은 삼보컴퓨터 해외사업부, 소프트뱅크를 거쳐 보안 전문기업 징코스를 설립했다. IT와 함께한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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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채 사장은 인문학에서 기업경영의 방향을 찾는다. 회사의 인쇄광고가 대표적이다.

하드웨어 제품만을 소개하는 천편일률적 광고가 아니라 스토리가 있다.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느낄 줄 아는 회사가 보안을 책임지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런 채 사장은 인터뷰를 시작하자 핸드북보다 조금 큰 크기의 책 한 권을 꺼낸다. 제목은 `소심불패`. 이 책은 그다지 두껍지 않고 호흡도 짧게 읽을 수 있다. 문장 역시 핵심적 내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타깃 독자는 1인 창조기업, 벤처기업 창업가며 이들에게 들려주는 조언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인생 선배 또는 창업을 했던 유경험자가 후배에게 들려주는 이른바 `창업 멘토링` 책이다.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방안도 담담히 얘기한다.

채 사장은 지난해 저자와의 만남에서 이 책을 알게 됐다. 지금도 사업상 답답증이 몰려올 때면 슬며시 꺼내 든다.

징코스테크놀러지는 APT 공격 대응 솔루션과 네트워크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채 사장은 “변화무쌍하고 사회적 이슈가 되는 솔루션을 취급하다 보니 때로는 쉽게 사업과 마케팅의 방향타를 잃기 쉽다”며 “분위기에 편승하기 쉽고 어지러운 현실에 이 책의 구절이 기준점을 바로잡게 해 준다”고 권했다.

그는 큰 목표나 세상을 바꾸려고 하기보다는 자기 식구를 먹여 살리겠다는 듯 소심함으로 경영해야 하는 점에 주목한다. 크게 성공하겠다는 야심보다는 작은 실패도 하지 않겠다는 깐깐함이 우선돼야 한다는 대목이 마음에 들었다는 설명이다.

채연근 사장은 “소심불패가 주는 메시지는 한 우물을 파라는 것”이라며 “꿈도, 사업도 작게 시작해서 실패 없이 키워나가는 불패전략이어야 한다”고 소개했다. 자신이 하는 사업의 포트폴리오에 집중하라는 점에 그는 주목한다.

채 사장은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가족이 생존할 수 있다”며 “무엇이든 반복적으로 지속적으로 하는 게 중요하다”고 정리했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 큰 물줄기를 만드는 것처럼 현실에 집중하는 소심전략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자칫 뱁새가 황새 따라 가다가는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부자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얘기가 있다. 돈을 벌려면 돈을 좇지 말고 가치를 창조하라” “돈은 가치의 부산물이다. 특히 소자본 CEO는 가치가 생기는 것을 추구해야 한다”는 문장을 소개했다.

채연근 사장은 부드러움 속 강함을 추구한다. 부드러움을 추구하지만 해병대 출신 특유의 실행력 측면에서는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다. 그 역시 최고경영자(CEO)로서 비즈니스에서 실행력이 승패의 95%를 결정한다고 인식한다. `해병은 뒤로 넘어지지 않는다. 오직 앞으로 넘어질 뿐`이라는 말을 항상 되새기면서 생활한다.

채 사장은 마지막으로 `대범하면 대패하고 소심하면 불패한다`는 책의 카피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
사진=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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