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모바일게임이 중국에서 복제와 해킹의 표적이 됐다. 오랜 기간 공들여 개발한 게임이 중국 현지 서비스를 갓 시작했거나 앞둔 상황이어서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8일 한국저작권위원회와 게임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개발된 모바일게임이 중국 서비스를 시작하자마자 짝퉁게임이 등장하는가 하면 유료 아이템 해킹, 캐릭터 불법 사용 등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저작권위원회 베이징사무소는 최근 컴투스 중국법인이 서비스하는 `타이니팜` `더비 데이즈` `매직트리` `이오니아4` 4개 게임의 시장실태를 조사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타오바오`에서 불법 서비스되는 사례 등 216개 사이트를 중국 정부 협조 아래 삭제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사이트는 해당 게임의 소스코드를 해킹해 스티커나 유료 아이템을 불법으로 사고팔거나 게임머니를 불법 유통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성섭 저작권위원회 베이징사무소장은 “이번 조사는 우리나라 모바일게임의 중국 내 불법 사용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진행됐다”며 “전면조사를 해보면 피해사례는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해킹과 불법 게임 이용사례는 일부 기업에만 그치지 않는다.
지난 2월에도 파티스튜디오가 개발한 `아이러브커피`를 그대로 베낀 게임이 등장했다.
아이러브커피 짝퉁판은 `커피러버`라는 명칭으로 배경, 게임 시스템, 아이템까지 그대로 복제돼 서비스됐다. 중국에 서비스하기도 전에 불법 게임이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
인기게임은 게임 해킹뿐 아니라 등장 캐릭터도 도용당했다.
박용석 컴투스 중국법인 대표는 “중국에서 몽키배틀류 게임이 200만 다운로드를 하면서 흥행하자 불법 캐릭터 인형과 상품까지 등장했다”며 “국산 게임의 선풍적 인기는 고마운 일이나 불법 이용이 어디까지 이뤄질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온라인게임과 달리 모바일게임은 흥행주기가 짧아 대응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안성섭 소장은 “모바일게임은 시장주기가 짧은 만큼 불법 행위도 흥행과 동시에 이뤄지고 있어 단속이 힘들다”며 “중국 측에 소송을 해도 소송기간이 길고 보상액수가 적어 게임업체들이 대응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