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컴백…또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

삼성 신경영전략 관심·전반적 `스피드업` 기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3개월여 만에 귀국하면서 삼성그룹의 새로운 경영전략이 어떻게 펼쳐질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 회장은 이번주부터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출근해 직접 그룹 현안을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해외 체류 후에는 다양한 변화를 시도해 왔다. 특히 올해는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자`는 이른바 이건희식 신경영을 선언한 지 20년째 되는 해다. 지난해에는 1개월간 유럽 체류가 끝난 직후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장을 교체하는 등 예상치 못했던 변화를 줬다.

◇`창조경제` 동참

이 회장은 박근혜정부의 정책 핵심인 `창조경제`에 동참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오랫동안 연구해 되신 분이라 잘 해주실 것”이라며 “삼성도 작지만 열심히 뛰면서 도와드리겠다”고 했다.

재계에서 우려했던 `경제민주화` 이슈가 정권 초기에 크게 부각되는 분위기는 아니다. 삼성은 새로운 산업을 만들고 투자와 사회공헌을 통해 주변 생태계와의 동반성장을 하는 데 집중하면서 박근혜식 `창조경제`와 코드를 맞춰 갈 전망이다. 무엇보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면서 삼성그룹과 국가 경제의 전반적 상승 쪽에 방향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고, 이 과정에서 주변 협력업체와 동반성장을 꾀하는 한편 일자리를 만드는 접근은 삼성과 정권의 큰 방향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직접 경영으로 `스피드 업`

이 회장은 주말 귀국해 휴식을 취했다. 이번주부터 주요 경영진과 미팅 등을 통해 미래 구상을 전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이 회장은 조만간 서초사옥으로 출근해 현장경영을 재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집무실에 나타나는 것은 지난해 `자랑스런 삼성인상` 수상자와 만찬을 했던 11월 30일 이후 처음이 될 전망이다.

해외에 머문 동안의 일정에 대해, 이 회장은 “사람도 많이 만나고 여행도 하면서 미래사업 구상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가 새로운 전략을 구상했고 이를 삼성 경영진과 펼쳐갈 것이라는 추론이 나온다.

전반적 그룹 업무의 `스피드업`이 예상된다. 이 회장은 해외에 체류하는 동안에도 수시 보고를 받아왔지만 의사결정 속도와 효율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국내에 회장이 위치해 수시 보고를 받고 의사결정에 나서는 구조에서는 보다 과감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재계 관계자는 “인수합병(M&A)이나 투자, 신규사업 확장 등에서 보다 빠른 판단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핵심은 미래경영

이 회장은 지난 6일 김포공항으로 귀국하면서 “항상 위기의식을 갖고, 더 열심히 뛰고 사물을 깊게 멀리 보고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이 스마트폰과 TV 등 기존 주력사업에서는 최고 성적을 내고 있는 가운데 이들에 대한 보다 강도높은 `초격차 전략` 주문이 예상된다. 위기 때마다 한 발 앞서 비상경영을 선포했고, 고비를 잘 넘겨 또 다른 성장을 이끈 이 회장이다. 삼성이 최고 실적을 이어가면서 오히려 위기경영을 역설하며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미래 신 사업 집중화도 전망할 수 있다. 삼성은 지난 2010년 의료기기와 태양광, 자동차용전지, LED, 바이오제약을 5대 신수종 사업으로 꼽았다. 이들은 물론이고 다른 여러 삼성의 차세대 먹거리에 대한 고민과 전략화도 강도높게 펼쳐질 전망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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