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럽에서 최고공급망책임자(CSCO) 라운드테이블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소비재·의류·중공업·에너지·금융·IT 등 다양한 산업의 CSCO가 참석해 토론을 했다. 주제는 글로벌 경제 트렌드를 반영한 `공급망 위험 관리`였다.
독일 대형 화학기업인 에보닉 인더스트리즈의 공장 폭발로 세계 자동차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다수의 자동차기업 부품 공급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는 비용과 재고 절감 노력은 있었지만 위험 대비는 없었다.
이는 공급망관리(SCM)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한 이야기다. SCM 상에서 위험은 크게 3가지가 있다. 첫째는 네트워크 위험이다. 기업내 공급망이 어떠한 구조와 프로세스로 구성돼 있는지와 관련돼 있다.
공급망 프로세스가 복잡하고 네트워크 연결고리가 길다면 리드 타임 이슈를 포함해 다양한 리스크를 앉고 있다. 부품업체는 특히 모든 협력업체와 구매계약을 직접 체결하고 관리하는 기업이라면 리소스와 비용 증가는 커다란 부담이다.
두 번째는 공급측면에서의 위험이다. 생산을 위해 구매하는 원재료와 서비스 공급업체로부터 발생할 수 있다. 공급업체나 유통업체가 지정학적으로 전쟁 등의 위험에 처해 있지 않은지, 세계적으로 빈번한 자연재해 위험에 노출된 것은 아닌지를 봐야 한다. 재무적인 위험도 파악해야 한다.
세 번째는 시장의 위험이다. 원재료와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은 이를 활용해 가공·제조해 시장에 판매하기 위해서다. 시장 위험은 시장 수요의 변동성과 고객 요구의 다양화에서 발생한다. 김동환 자이오넥스 SCM전략팀장은 “선진 글로벌 기업은 이미 앞의 첫 번째와 두 번째 위험 관리 단계를 성공적으로 대응했다”며 “수요 부문에 대한 위험 관리 단계에 진입해 상당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SCM에 성공한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공급망 위험을 어떻게 관리할까. 기업 내부의 SCM 체계가 세 가지 위험 요인 중에 포함되는 것이 있는지에 대해 심도 있게 파악해야 한다. 주로 거래하는 공급업체 대상 세부적인 상황 파악도 이뤄져야 한다. 구매에서 전통적인 협력업체 관리 방안으로 재무와 운영 건전성을 모니터링 하는 활동도 지속해야 한다.
원재료 가격 상승이나 예기치 못한 공급 중단에 대비해 안전재고도 확보해야 한다. 가격 하락을 예상하면 안전재고량은 낮출 수 있다. 이를 위해 원재료의 공급과 수요, 가격 변동에 대한 가시성을 높여야 한다. 공급업체로의 위험에 대비해 보증증권과 같은 일종의 담보를 미리 확보하는 것도 방안이다. 김 팀장은 “공급망 영역이 기업의 모든 영역에 관여되기 때문에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공급망 위험 관리를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