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혜 연세대 경영대학 마케팅 교수(jeonghye@yonsei.ac.kr)
스마트폰이 국내에 등장한지 채 4년이 되지 않은 지금, 스마트폰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민의 60% 이상이 스마트폰을 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스마트폰 사용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이에 따른 모바일 데이터 양도 급격하게 증가했다.

기업은 모바일 데이터 활용에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하지만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데이터 속에서 정보 금맥을 캐내는 세부 실행 방법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대부분 기업에게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글로벌 리서치 회사인 TNS의 국내 모바일 패널 데이터를 이용해 모바일 데이터 가치를 소개한다.
모바일 데이터 활용 첫 단계는 스마트폰 사용 패턴을 이해하는 것이다. 작년 10월 모바일 데이터를 살펴보면 스마트폰 사용자가 평균적으로 56개 앱을 보유하고 매달 13개 앱을 설치하고 5개 앱을 삭제한다. 사용자는 매일 3시간 정도를 스마트폰 사용에 할애하는데 30대 미만은 여성 사용시간이 남성을 앞서는 반면에 40대부터는 남성이 여성보다 오래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전화사용은 퇴근과 저녁 시간인 6시에서 7시 사이에 증가하고 데이터 트래픽 사용은 밤 11시에서 새벽 1시 사이에 증가한다. 모바일 사용 패턴은 스마트폰 기종·통신사·성별·나이·직업·소득·지역 등 다양한 변수를 토대로 세분해 기업에게 보다 풍부한 정보를 제공한다.
두 번째 단계는 스마트폰 사용 패턴을 토대로 스마트폰 사용자의 미래 행동을 예측하는 것이다. 모바일 쇼핑 카테고리에서 살펴보겠다.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대형마트, 백화점과 홈쇼핑 등의 유통업체는 쇼핑앱을 출시해 모바일 쇼핑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를 꾀한다. 자사 쇼핑앱에 대해 다음 두 가지를 고민한다. 첫째는 누가 쇼핑앱을 다운받고 설치할 것인가, 둘째는 누가 쇼핑앱을 이용해 상품을 구매할 것인가이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을 통해 쇼핑앱을 설치할 고객과 사용할 고객을 예측해 보았다.
쇼핑앱 설치는 여성, 화이트칼라 직장인, 중산층에서 활발하며 스마트폰 사용 기간이 길수록 적극적일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이런 직관에 모바일 데이터를 추가하면 쇼핑앱 설치 여부의 예측 정확도가 20% 가량 높아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쇼핑앱 사용은 설치와 별개 문제다. 사용자가 설치한 앱을 한두 번 실행한 후에 다시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쇼핑앱을 통한 구매 여부와 지출액은 쇼핑앱 사용 패턴에 의해서만 결정됐다. 쇼핑앱 실행이 1회 증가하면 구매액이 약 600원, 쇼핑앱 평균 사용 시간이 1분 증가하면 구매액이 약 3000원 증가한다.
위 사례는 쇼핑앱 `설치`와 `사용`이라는 각 단계에서 모바일 데이터의 서로 다른 데이터 셋이 활용되어 궁극적으로 쇼핑앱을 통한 구매 예측력을 높여주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모바일 관련 기업은 모바일 데이터를 활용한 가치 창출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기업은 사용자가 앱을 인지·설치·사용·삭제하는 일련의 과정을 파악하고 각 과정을 분석하기 위해 모바일 데이터를 활용해야 한다. 앱 인지와 설치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모바일 사용 패턴을 파악할 수 있는 모바일 패널의 데이터 분석이 유용하다. 타깃 그룹을 파악하고 포지셔닝과 타깃팅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 물론 사용자가 모바일 앱을 설치하면 기업은 해당 앱 사용 행태를 추적할 수 있다. 앱 로그 데이터는 그 자체로도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나 데이터에 모바일 패널 데이터가 결합되면 보다 큰 가치를 갖는다. 해당 앱 사용 패턴과 경쟁 앱 사용 패턴을 비교하고 나아가 사용자 시간, 위치, 검색 정보 등을 활용해 세분화된 정밀 타깃팅이 가능하다.
모바일 데이터에서 캐낼 수 있는 정보 금맥은 다양하고 활용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모바일 데이터로 사용자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며 이에 발맞추어 행동하는 기업만이 스마트폰 시대에서 경쟁우위를 가지고 모바일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