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보면 `데우다`와 `덥히다`의 차이를 구분하고 있다. `데우다`는 주로 액체상태의 식은 음식 혹은 찬 음식에 불기운을 쐬어서 먹기 좋도록 따뜻하게 만든다는 뜻이다. 음식이 `찬` 또는 `식은` 것이 있고, `미지근한` 음식이 `따끈한` 음식으로, 다시 `따끈한` 음식을 덥히면 `뜨거운` 음식으로 바뀐다. 애초부터 찬물에 불을 때서 온도를 올린다면 `데우다`가 되고, 어느 정도 온기를 간직하고 있는 물을 더 따뜻하게 또는 따끈하게 만들 때는 `덥히다`가 어울린다. 소량의 물은 `덥히다`가 아니고 `데우다`가 더 잘 어울리고 대중목욕탕의 물처럼 양이 많아질 경우에는 `덥히다`가 더 어울린다.
국소적이고 일시적인 `데우다`와 전체적이고 지속적인 `덥히다`는 이런 점에서 구분된다. 몸은 원래부터 데우는 게 아니라 덥히는 것이다. 우리 몸은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고 있어서 그 온도 이상 올리는 덥히다가 어울린다. 몸을 데우다 델 수 있기 때문이다. 공부의 열기도 데우는 것이 아니라 덥히는 것이다. 열기는 식을 수 있다. 애초부터 식은 사람은 없다. 어느 정도 공부하겠다고 결심을 굳힌 다음 중간과정에서 그 열기가 식어서 미적지근하거나 약간의 온기를 보존하고 있는 따끈한 정도일 뿐이다.
사람은 언제나 열정적일 수 없다. 때에 따라서 나를 좌절하게 하거나 절망하게 하는 수많은 사건과 사태가 내가 하고자 하는 열기를 차갑게 식게 만들 수 있지만 다시 목표를 향한 열기는 언제든지 덥힐 수 있다. 데워서 뜨거워진 물은 쉽게 식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오랜 기간 덥혀서 따뜻해진 마음은 쉽게 식지 않는다. 후끈 달아올라서 뜨거워진 연애감정은 그 만큼 쉽게 식어버릴 수 있다. 하지만 서로가 존중하는 마음으로 따뜻해진 사랑은 쉽게 식지 않는다. 다시 내 몸을 덥혀서 뜨겁게 달구려면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 초심에 비추어 자신을 성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초심은 겸손한 마음이자 초보자의 마음이다. 겸손한 초보자일수록 초심을 잃지 않고 언제나 다시 출발할 수 있다. 덥힌 방에서 수동적으로 몸을 따뜻하게 하지 말고, 밖으로 나가 뜀박질을 해서 적극적으로 몸을 덥히는 것이 감기에도 안 걸리고 추위도 이겨내는 방법이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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