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기업 정보 공시를 허가했다고 3일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SNS가 기업 마케팅 창구에서 투자 정보 채널로까지 발돋움하는 신호탄이다.
SNS 공시는 지난해 7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업체 `넷플릭스`의 리드 해스팅스 최고경영자(CEO)가 월간 시청률 정보를 공시가 아닌 자신의 페이스북으로 공개한 것을 계기로 이슈로 떠올랐다. 쟁점은 SNS가 공정성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을 만큼 대중적이냐는 것.
SEC는 모든 투자자에게 공정하게 제공돼야 하는 기업정보를 페이스북을 쓰는 일부 투자자에게만 제공했다는 이유로 넷플릭스의 규정 위반 여부를 조사해왔다. 모든 투자자의 접근이 가능한 기업 홈페이지나 언론보도가 아닌 페이스북을 이용한 공시는 접근이 제한적인 불공정 공시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페이스북으로 정보를 전달받을 수 있는 투자자가 20만명에 이른다며 페이스북은 충분히 공정하고 대중적인 채널이라고 주장했다.
SEC는 SNS 공시를 허용하면서 기업이 투자자에게 미리 공시를 어디서 볼 수 있는지 명확히 알리는 조건을 달았다. 투자자가 이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할 경우 불공정 공시로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투자자에게 사전 통보해야 하는지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밝히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SEC 결정으로 SNS 공시가 기업의 새로운 투자자 관리 방법이 될 전망이다. 정보 확인을 위해 투자자가 일일이 기업 홈페이지를 찾는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 전문 로펌 `왁텔`의 데이비드 카츠 파트너는 “SNS 공시 허용이 기업의 투자자 관리에 엄청난 변화를 불러 오진 않겠지만 기업이 투자자와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유용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