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소형가전도 세계 시장 석권하자

가전의 대명사 격인 TV·에어컨·세탁기·냉장고 시장은 대한민국이 세계 최강이다. 시장을 먼저 장악한 유럽이나 미국·일본 등을 제치고 가전 강국으로 자리 잡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그리고 협력업체의 협력이 한데 어우러져 맺은 결실이다. 하지만 전동칫솔이나 커피메이커·전기면도기·공기청정기·이미용가전 등 소형가전 시장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해외는 물론이고 국내시장에서도 점유율 50% 이상을 필립스·브라운 등 외산 업체에 내주는 상황이다. 전동칫솔이나 커피메이커는 시장 전체를 외국기업이 점령하고 있다. 국내 전문기업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가전업체는 4500여개에 이르지만 절대 다수인 4400여개가 중소기업이며 주로 소형가전 제품을 생산한다.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조사에 따르면 신생 가전 중소기업이 창업 2년 안에 폐업하는 비율이 50%에 이를 정도로 주변 환경이 열악하다.

국산 소형가전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시점이다. 마침 정부도 이달부터 중소가전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플랫폼 구축에 들어가기로 하고 수요조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정부의 지원방식도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기술개발이나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전시회 참가 지원도 좋지만 소형가전 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큰 그림이 있어야 한다.

국내 중소기업도 제품을 개발·생산과 품질 관리는 수준급에 이르렀지만 시장 분석과 상품기획, 디자인, 표준화 대응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분석도 있다. 소형가전이 TV·에어컨 등 백색가전처럼 세계시장을 호령하려면 체계적인 제조 생태계가 필요하다. 이를테면 `시장동향분석-아이디어 수집-연구개발과 기술이전-제작-마케팅`에 이르는 전주기 플랫폼을 구축해 놓고 중소 가전업체가 필요한 부분을 언제든지 가져다 활용할 수 있는 상시 시스템도 권할 만하다. 또 삼성·LG가 가전시장을 주도하기까지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할 때 소형가전업체의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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