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창업 붐이 일고 있다. 분위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새 정부 국정과제인 창조경제 구현을 위해서는 개인·기업 보유 아이디어·기술 사업화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재원이다. 아이디어 사업화에는 자금이 필요하다. 인력을 뽑고 설비를 갖춰야 한다.
지금까지 스타트업 성장 재원은 융자 비중이 컸다. 창업 자금에 운용·설비 자금 등은 정부 정책자금 의존을 많이 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무엇보다 고위험고수익(하이리스크하이리턴)을 특징으로 하는 초기 아이디어·기술 사업화에 융자자금은 적절하지 않다.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투자자금이 맞다. 투자에 상응하는 높은 회수(Exit)가 뒤따라야 한다.
정부도 이에 맞춰 스타트업 재원 확보 방향을 고민 중이다. 융자에서 투자 중심으로 전환을 적극 추진 중이다. 김순철 중소기업청 차장은 “새 정부 창업〃벤처 활성화 의지에 대한 벤처캐피털 업계 기대가 어느 때보다도 높다”며 “민간자본을 적극 유치해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환경을 융자가 아닌 투자 중심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민간 자금의 스타트업·벤처투자 시장 진출 유도를 위해 추진 중인 사업 중 하나가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이다. 제도 도입을 추진 중인 중소기업청이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등 관련 부처와 협의해 만든다. 연내 법을 개정해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크라우드 펀딩은 스타트업·벤처가 일반인 다수의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전문성을 강점으로 한 엔젤(개인투자자)이나 벤처캐피털 심사역 소수 투자와는 대비된다. 인터넷과 같은 플랫폼을 이용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많이 활용해, 소셜 펀딩(Social Funding)이라고도 말한다.
크라우드 펀딩 시장 안착 여부에 대한 시각은 엇갈린다. SNS가 활성화돼 있어 단기간에 확대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과거 벤처 붐 당시 투자 실패 경험이 남아 있어 투자에 쉽게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사람을 이어지는 투자, 크라우드 펀딩` 보고서에서 크라우드 펀딩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금제공자(투자자)와 신뢰관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정보 전달이 빠른 SNS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모으기 위해서는 투자자 커뮤니티에서의 평판이 중요하다는 것. 이들 의견을 적극 듣고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투자자 아이디어를 경영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다수가 투자에 참여하는 만큼 이들 아이디어는 피투자 기업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일례로 영국 영화제작자 매트 핸슨은 `천사들의 무리` 영화 제작비를 크라우드 펀딩으로 모으고 동시에 투자자 아이디어를 제작에 활용했다. 1000명 투자자가 대본 작성시 아이디어를 제공했고, 두 편 대본 가운데 영화 제작용 대본을 투자자 의견으로 결정했다.
전문가들은 대중이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홍보와 적절한 인센티브 부여가 중요하다고 주문한다. 시장 초창기인 만큼 개인 참여를 위한 관심 유발이 필요하다. 2011년 기준 해외에는 119만건 가량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다. 유럽에서 활발하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크라우드 펀딩 관련 법이 통과하면서 시장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