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욱 와이브레인 대표 추천의 변(辯)=“박아론 만나 대표는 수경제배를 통해 경제적인 차세대 농경 시스템을 개발하고 상용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포스코벤처파트너스에서 주목을 받으며 멘토링 과정 중에 있습니다. 앞으로 차세대 농경시스템 성장을 이끌 유망 스타트업입니다.”
![[스타트업 CEO 희망 릴레이]박아론 만나 대표](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3/04/01/410596_20130401143216_870_T0001_550.png)

“농업 법인회사를 세우려면 농민이 있어야 하는데 처음에는 농민 인정이 안됐어요. 저희가 운영하는 식물농장이 기준 평수에 미달했기 때문이죠. 관계 당국에서도 식물농장을 농업으로 인정해야 하는지 판단을 못했어요.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농민으로 인정받고 지난달 정식 농업법인을 설립했습니다. 제가 스타트업 최초의 농민 아닐까요.(웃음)”
박아론 만나 대표는 자신을 스타트업 대표이자 농민이라고 소개했다. 28살의 젊은 나이와 도시남자 외모, 더구나 카이스트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하는 대학생. 어느 것 하나 농부를 떠올릴 흔적은 없었지만 그는 분명 농민이다. 식물농장은 LED(발광다이오드) 등 인공광원을 활용해 온도·양분·수분 등을 정밀하게 제어해 농산물을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장비만 갖추면 도시에서 좁은 공간을 활용해 식물을 재배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농민 고령화가 심각해요. 쌀을 제외한 농산물 자급률은 5% 미만이고요. 중국 등 주요 농산물 수출국은 점차 수출량을 줄이고 있습니다. 국가 차원에선 심각한 문제지만 저에겐 기회라고 봤어요. 수요는 큰 데 경쟁 없는 시장이잖아요.”
만나는 환경을 제어해 도시에서도 안정적으로 식물을 생산하는 장비를 만든다. 식물재배기와 배양액 순환제어기, 하드웨어를 통제하는 펌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을 아우른다. 현재 엽체류형 식물재배기 시제품 개발을 완료한 상태로 덩굴·인삼·버섯 등으로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 장비 대비 경쟁력은 가격이다. 기존 엽체류 재배기는 평당 700만∼2000만원 수준이지만 만나가 만든 재배기는 150만∼300만원 선이다. 다른 산업에서 쓰는 기술을 응용하고 해외 기술을 적극 도입해 가격을 낮췄다. 효과도 탁월하다. 만나가 카이스트 창업보육센터에서 운영하는 30평 규모 식물공장에선 일반 노지 대비 30배 정도의 상추가 생산된다.
시장 가능성을 보고 과감하게 창업을 결정했지만 시작은 쉽지 않았다. 일단 뜻을 함께할 동료를 모으는 것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주변 친구에게 창업을 제안했는데 처음에는 반응이 별로였어요. 젊은 친구들이라 농업에 대한 인식도 부족했죠. 하지만 일본이 식물공장에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등 시장 가능성이 보이자 결국 팀에 합류했어요. 지금은 저를 포함 6명이 똘똘 뭉쳐 성공을 향해 질주하고 있습니다.”
벤치마킹할 선도기업도 없고 제품개발 보다 사업화 과정이 더 어려운 상황. 만나는 포스코벤처파트너스 `아이디어마켓플레이스` 참여로 시행착오를 줄였다. 현재 포스코벤처파트너스와 투자 유치를 논의 중이다. 만나는 하반기 서울과 대전에 각 80평 내외 식물농장을 마련하고 직접 농사를 지으며 판로 개척에도 나선다. 재배장비와 판로 지원을 통해 일반인이 도시에서 식물공장을 운영하는 `만나스테이션` 확산에도 힘쓸 예정이다.
박 대표는 “세계에 절반이 주린 배를 움켜지고 잠을 이룬다”며 “만나 기술을 통해 배고픈 사람이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식물공장을 통해 우리나라가 식량 자급률을 높이는 것을 넘어 수출국으로 발전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표]만나 현황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