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방송사업자(MSO)들이 방송과 인터넷 결합 및 융합상품을 바탕으로 기업시장(B2B) 진출에 포문을 연다. B2B 전담팀까지 만들고 방송·통신 융합 시장을 향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선다. 그간 B2B 방송·통신 시장을 장악한 통신 업계와 일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티브로드·CJ헬로비전·씨앤앰·현대HCN 등 MSO는 최근 B2B 시장 공략을 위한 전담팀을 꾸리는 등 고객 확보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한국케이블TV협회에 따르면 2012년 일반가정(B2C) 가입자 고객이 2만여명 감소했다. 새로운 활로 모색이 불가피하다. MSO가 일반가정 고객 감소세를 B2B 시장에서 만회하겠다는 전략으로 눈을 돌리게 된 이유다. 현재 B2B 방송·통신 결합 및 융합 시장은 통신사가 90%가량 점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티브로드(대표 이상윤)는 지역 B2B 시장을 대상으로 맞춤형 서비스 제공에 중점을 두고 방·통 융합 서비스 사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티브로드 관계자는 “공공기관, 병원 등 B2B 시장의 특성에 따라 방송, 인터넷 등 중점을 두는 서비스가 다른 경우가 많다”며 “티브로드는 공공기관이 원하는 방송채널 수와 인터넷 속도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CJ헬로비전(대표 변동식)은 지난 2011년에 처음 진출했다가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올해 전담팀을 새로 꾸리고 B2B 시장에 재도전한다. CJ헬로비전 고위 임원은 “병원, 관공서 등 B2B 시장은 방송채널 수를 많이 원하지 않아 채널 수는 줄이고 인터넷전화와 인터넷이 결합된 맞춤형 상품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씨앤앰(대표 장영보)은 디지털전환 상품을 중심으로, 현대HCN(대표 강대관)은 인터넷전화를 중심으로 B2B 시장 공략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들 MSO는 방송뿐만 아니라 유선인터넷·인터넷전화 등을 패키지로 묶은 `결합상품`도 잇따라 선보일 방침이다.
반면에 MSO가 비슷한 할인 결합상품을 본격 내놓으면서 통신 업계는 고객 수성에 비상이 걸렸다. 통신 업계는 MSO가 취약한 무선통신 상품까지 결합한 할인상품으로 맞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B2B 시장에 MSO까지 가세하면서 당분간 고객 뺏기를 위한 저가 수주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B2B 시장은 이미 이통사가 장악한 상태여서 케이블 업계가 한동안은 수익성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며 “게다가 B2B 방송·통신 시장은 저가 경쟁을 해야 하는 시장이라 신규 사업자인 케이블사업자들이 몇 년간 투자를 지속적으로 해야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