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협회에서 `게임`을 뺀다고?

게임업계가 때 아닌 개명 논란으로 시끄럽다. 한국게임산업협회 명칭에서 게임을 빼자는 주장이 핵심이다. 이르면 내달 공청회까지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가 이름에 손을 대는 이유는 남경필 회장이 명칭변경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남 회장이 지난 2월 취임식 후 기자회견에서 협회 명칭을 바꾸겠다고 선언한데 따른 후속 조치다. 기자회견 당시 남 회장은 “새누리당도 현 상황으로는 총선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는 대내외적 평가 아래 당명 변경이라는 전면적인 쇄신과정을 밟았고, 결과적으로 좋은 성과를 냈다”며 “게임업계 역시 새로운 도약을 위한 변화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협회 이름에서 부정적인 이미지로 굳혀진 게임을 빼자는 게 취지다. 최근에는 업계대표 20여명이 모인 자리에서 협회 명칭 변경에 관한 공청회를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게임 대신에 엔터테인먼트라는 단어가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게임의 부작용이 부각된 것은 선입견과 오해에서 비롯됐는데 이를 바로잡기보다 오히려 문제를 회피하는 데 이름 변경의 목적이 있다는 시각이다.

한 게임 업체 관계자는 “게임에 부정적인 시각을 만든 것은 청소년의 건강을 해치거나 범죄와 연관이 있다는 편견에서 비롯됐다”며 “협회에서 `게임`이란 명칭을 빼자는 발상은 편견을 수용한 꼴이다”고 말했다. 이어 “업계 종사자들의 자존감을 훼손시키는 일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정치인 협회장의 등장으로 지나치게 외부 시선을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국회의원이 협회장을 맡다보니 부정적인 시선을 보인 표를 의식해 협회 명칭을 바꾸는 것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게임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로잡는 것이 협회장의 역할이다”고 꼬집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