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전기기 업계가 신음한다. 내수 시장은 포화 상태인데 시장은 자꾸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여름·겨울마다 전력난으로 전력수급을 위한 비상체제에 들어가지만 전력시설에 들어가는 중전기기 수요가 생각만큼 늘어나지 않는 상황이다. 중전기기 수요가 늘어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수요처가 한국전력공사 딱 한군데인데 만성적자에 허덕이면서 몇 년 전부터 긴축재정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한전은 첨단 장비를 활용해 전력설비 내구연한을 연장하는 등 전력망 유지보수 투자를 줄여 왔다.
국내에 하나 밖에 없는 수요처가 투자를 줄였을 때 발생하는 상황은 불문가지다. 1차 협력업체가 먼저 타격을 받고 영향은 2,3차 협력업체 등으로 쓰나미처럼 몰려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협상타결을 앞두고 있고 공공기관 정부조달협정(GPA)으로 국내 중전기기 해외에 개방해야 할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자니 낯설어 엄두도 못내는 지경이라고 한다. LS전선·효성·현대중공업 등 일부 대기업이 그나마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지만 전선·케이블·발전기 등 단품 수출이 대부분이다. 700여 곳에 이르는 중소·중견 중전기기 업체가 `한전 바라기`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세계 글로벌 중전기기 시장은 상위 7개 기업이 7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한다. 반면에 선전하고 있다는 국내 주요 대기업도 매출을 모두 합한 규보가 세계 시장의 13% 수준에 불과하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해외에 눈을 돌려야 한다. 한국전기산업진흥회나 전기협회 등 업계 단체와 힘을 모아 시장개척단을 보내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한다. 한전도 해외 발전소 프로젝트에 국내 협력업체 참여기회를 더 확대해 동반성장을 실천해야 한다. 정부 역시 중전기기가 새로운 성장형 수출 품목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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