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LGU+, 가입자 적어 망내 음성 무제한 효과 의문
SK텔레콤이 자사 가입자 간(망내) 음성통화를 무료화하는 `T끼리 요금제`를 발표했지만 KT와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은 비슷한 요금제 출시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24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와 LG유플러스는 지난 21일 SK텔레콤이 내 놓은 T끼리 요금제의 대응책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동통신 3사 중 한 곳이 새 요금제를 내 놓으면 다른 이통사들이 비슷한 요금제로 응수하던 기존 사례와는 다른 분위기다.
작년 12월에는 KT와 LG유플러스가 먼저 스마트폰 요금제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를 다른 기기와 공유해 쓸 수 있는 `LTE 데이터 쉐어링(셰어링)` 요금제를 도입하자 곧이어 SK텔레콤이 비슷한 내용의 `데이터 함께쓰기 요금제`를 내 놓으며 응수한 바 있다.
지난 1월에도 LG유플러스가 LTE 무제한 요금제를 업계 최초로 선보이자 같은 날 오후 KT가 같은 비슷한 내용의 요금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으며 다음날 SK텔레콤도 결국 경쟁사들의 뒤를 따랐다.
경쟁사들이 쉽게 망내 음성통화 무료화에 동참하지 못하는 것은 SK텔레콤과 가입자 규모가 다른 까닭에 이로 인한 기대효과나 매출 감소가 다르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가입자가 자사 가입자와 무제한으로 음성통화를 할 수 있게 하되 상대방이 자사 가입자가 아닌 경우에는 기본 제공량을 우선 차감한 뒤 일정 요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의 가입자는 전체 이통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만큼 음성통화의 절반 이상이 무료가 되는 셈인 만큼 혜택이 크다. SK텔레콤은 이를 통해 연간 1천200억원의 통신비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30%와 20% 안팎이어서 망내 무료통화를 도입해도 무료통화의 대상이 SK텔레콤에 비해 대폭 줄어든다. 매출 감소의 위험을 무릅쓰고 비슷한 요금제를 도입한다고 해도 고객 유인 효과가 크지 않은 것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가입자 구분없이 메시지 서비스를 무료화하는데 대해서는 꽤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RCS)인 조인은 현재도 공짜로 서비스되고 있는데다 카카오톡 등 애플리케이션 기반 메시지 서비스가 널리 퍼져 단문메시지서비스(SMS), 멀티메시지서비스(MMS)의 수익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데이터 셰어링 서비스에 부과되는 기기당 이용료(9천원)도 무료화하기로 했는데 각각 7천500원과 7천원씩의 기기당 요금을 부과하는 KT와 LG유플러스ㅏ SK텔레콤의 뒤를 따를지 주목된다.
경쟁사들이 대응책에 대해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데에는 T끼리 요금제가 갖는 고객 유인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판단이 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새 요금제가 파격적임에도 불구하고 가입자수 변동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지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적지 않다.
이동통신 3사가 약정 내 해지시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약정 할인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 요금제가 나왔다고 해서 다른 이통사로 옮기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KT와 LG유플러스 측 관계자는 "망내 무제한 음성통화와 메시지 서비스 무료화를 도입할 경우 매출 손실이 얼마나 될지, 고객이 받을 혜택이 실제로 큰지, 기존 가입자를 잡아두거나 새 가입자를 끌어들일 만큼 마케팅적 매력이 있는지 등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요금제가 실제로 고객들에게 혜택이 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T끼리 요금제의 경우 월정액이 기존 LTE 요금제에 비해 3천원 가량 미묘하게 상승돼 있는 반면 데이터 제공량은 기존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메시지 서비스는 이미 조인이나 카카오톡 등으로 무료화된 상황이며 데이터 셰어링 서비스도 이용자가 많지 않은 편"이라며 "SK텔레콤과 전혀 다른 방식의 서비스 강화책을 내 놓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