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기고]미래 은행은 `포터블 브랜치 2.0`으로 진화

어릴 적 은행창구의 모습을 기억해보면 은행 영업점은 항상 고객들로 만원이었다. 지금처럼 무인현금인출기도 없었고 모든 은행업무는 차례로 줄을 서서 오는 순서대로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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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구 넘어 앉아 있는 은행원들은 마치 주판의 신과 같은 날렵한 손놀림으로 현금을 계산하고 멋진 글씨로 입출금 금액을 빼곡히 적어 통장이나 장표, 종이영수증을 고객에게 제공했다. 수십장의 현금을 날렵하게 세는 모습을 경이롭게 쳐다보았던 기억이 새롭다.

아마 그 때는 지금과 같은 최첨단 스마트 금융 시대가 도래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금융산업은 단순 서비스 업종이 아니라 최신 스마트 IT가 결합된 융합산업의 하나로 분류되는 것이 맞지 않는가 싶다.

하지만 최첨단, 최고, 최신이라는 신기술로 포장된 다양한 금융서비스가 과연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다양한 스마트 기술을 통해 선보이고 있는 각종 첨단 금융서비스가 아직까지도 일부 고객들만 사용할 뿐 많은 고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첨단 IT를 기반으로 전용장비를 휴대하고 고객을 직접 방문하는 포터블 브랜치는 바로 고객과의 직접적인 대면을 통해 편안한 소통을 유지하면서 고객이 필요로하는 서비스를 고객이 원하는 장소에서 즉시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즉 휴머니티가 결합된 스마트 금융서비스다.

◇포터블 브랜치, 단순 장비 아닌 가치 제공 수단

요즘 재형저축 상품이 부활되면서 은행별 고객 유치를 위한 과열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이와 같이 새로운 상품이 등장하면 은행내부에서는 세제 관리나 전산 적용 등의 인프라 확보에 초점을 둔다. 그러나 이러한 인프라가 확보 되었다고 하더라도 고객의 은행 채널은 대부분 정해져 있는 상황이고 현 지점유형의 가입 방식으로는 새로운 고객 유치가 매우 어렵다.

하지만, 포터블 브랜치 2.0 시대가 열리면 이러한 경쟁 양상이 달라진다. 실적 중심으로 차량형 이동점포를 축소유형의 경량화된 장비휴대로 단지 영업점의 보조수단으로 사용되던 시대를 포터블 브랜치 1.0이라고 한다면 포터블 브랜치 2.0은 단순 장비가 아닌 가치를 제공하는 수단으로 모든 은행 지점에 포터블 브랜치 전용킷을 보유함으로써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유형의 지점을 구성하는 것이 목적인 시대를 이야기한다.

1000만명 가입대상으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고객이 밀집된 지역에는 다수의 은행이 방문하여 상품을 제안하고 가입을 유도하게 된다. 고객은 은행 지점을 방문할 필요없이 찾아온 다수의 은행 중 하나의 은행을 선택하여 재형저축을 가입하면 된다. 은행은 지점의 수와 관계없이 고객에게 차별화된 상품을 제안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고 고객은 지점 방문 시간을 절약하면서 충분한 서비스를 제공 받는다.

◇통신과 금융 융합으로 세계적 금융트렌드로 확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포터블 브랜치는 2014년에 모든 은행 지점으로 확대되어 보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용 보안체계가 확립된 무선 통신은 매우 빨라져서 기존 유선보다 더 빠른 서비스 속도로 기존 단말환경을 대체해 나가게 된다.

이로 인해 지점의 경계가 느슨해지고 지점 간 협력 영역이 매우 넓어진다. 해외 지점을 개설하고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 고객은 지점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유·무선 통신, 온·오프라인 채널 융합의 근간을 이룬다.

최신화된 ICT로 개인화된 상품을 고객에게 찾아가서 직접 제공함에 따라 은행의 개인 마케팅 유형이 달라진다. 2014년 하반기부터는 소비 성향과 채널의 변화 가속화로 일본을 비롯한 터키, 이집트, 중국, 대만 등에서 통신과 금융의 융합으로 전개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도입되는 포터블 브랜치는 통신체계의 융합과 함께 새로운 네트워크를 형성해 나갈 것이다.

◇첨단 IT와 휴머니즘 결합으로 재탄생된 스마트킷

007영화에서 처음 등장했던 007가방은 유치하고 너무나 평범했지만 그 당시에는 너무도 신선해서 어떤 상징물처럼 되어 버렸다.

포터블 브랜치가 가능하도록 구성된 스마트킷(SMART-KIT) 또한 처음에는 휴대성이 다소 떨어지고 외형이 평범하지만 각종 첨단 IT기기로 구성되어 모든 은행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혁신적인 새로운 컨셉으로 탄생하고 있다.

더 이상은 고객의 방문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고객을 방문하는 `찾아가는 서비스`가 새로운 금융서비스 모델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것이다. 고객과 직접 소통하고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적절하게 제공하는 휴머니티가 결합한 포터블 브랜치는 금융산업의 혁신적인 핵심 경쟁력을 제공하며 새로운 가치를 생산하게 될 것이다.

박미 한국후지쯔 수석컨설턴트 mipark@kr.fujits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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