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준 폴리콤코리아 사장을 만나는 날, 공교롭게도 스케줄 조정이 안 돼 사진 촬영에 문제가 생겼다.
신 사장의 복장이 촬영에 적합하지 않았던 것이다. 일정을 다음으로 미루는 등 몇 가지 이야기가 오간 후 그는 곧바로 회사 뒤 자택으로 가 옷을 바꿔 입고 왔다.
신 사장은 “협상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책을 소개하려 했는데 마침 인터뷰 초반부터 협상을 벌여야 했다”며 “사실 우리가 하는 거의 모든 대화와 행동이 협상의 과정”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신 사장이 추천한 책은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다.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 교수가 쓴 이 책은 일상 혹은 비즈니스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례로 협상에 필요한 요소를 조명한다. 신 사장은 제목에서 풍기는 거창한 분위기와는 다르게 교감이라는 의사소통 본질에 초점을 맞춘 책이라고 전했다.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라는 평범한 말 속에 거의 모든 협상의 요소가 포함돼 있습니다. 스몰 톡(Small Talk)으로 정보 수집, 공감대 형성 그리고 대화 상대에 초점을 맞춰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면 쉽게 교감이 가능하죠,”
그는 이러한 교감이 결국 상대를 움직이는 힘이 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그는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들을 생활에서 실천한다고 말했다. 사업과 경영뿐만 아니라 식료품 매장 계산대, 비행기 티케팅, 가전제품 사후서비스(AS) 등 일상에서 책에 언급된 `기술`을 사용해보니 매우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는 것이다.
신 사장은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은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에서 시작한다”며 “대화 상대의 처지를 이해하고 그 쪽이 원하는 바를 파악하면 의도했던 목표보다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폴리콤은 영상회의 장비 공급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기업이다. 사내의 모든 비즈니스가 `협업과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하는가`에 중심을 두고 있다. 협상에 필요한 정보통신기술(ICT) 솔루션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려면 상대방을 향한 진심과 심리적 연대라는 토대가 먼저 필요하다.
신 사장은 성공적인 협상을 `나의 가치와 상대방의 가치가 교환될 때 서로 만족할 만한 수준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상대의 생각을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협상의 실마리가 잡힌다는 이야기다.
“`나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와 `상대방에 무엇을 줄 수 있는가`는 서로 다른 이야기가 아닙니다. 내 이야기를 하기 전에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여 보세요. 무심히 지나쳤던 것에서 목표달성을 위한 놀라운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