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의 클라우드 전략을 이끈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애플로 이동하면서 i클라우드의 향방에 귀추가 모이고 있다.
19일(현지시각) 블룸버그·테크크런치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케빈 린치 어도비 CTO를 기술부문 부사장으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린치는 22일 어도비를 퇴사한 이후 애플의 무선·반도체 개발을 이끄는 밥 맨스필드 기술부문 부사장을 보좌하게 된다. 애플 기술부문은 지난해 iOS6 문제로 총괄 책임자가 사직한 이후 대대적 구조조정을 거쳐 만들어진 조직이다.
린치 부사장은 최근 몇 년간 어도비의 제품 개발을 이끌며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등 클라우드 기술의 최전선에서 제품과 서비스의 클라우드화를 주도해 왔다. 이에 힘입어 어도비는 다른 어떤 IT기업보다도 빨리 `클라우드 퍼스트` 기업으로 전환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테크크런치는 “이미 검증받은 클라우드 베테랑이 애플의 i클라우드 결함을 메꾸는 조력자 역할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문제점이 속출한 애플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전환점이 될 것으로 봤다.
올싱스디도 “그가 애플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팀의 조합을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어도비 임원의 애플 이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앞서 2012년 1월 토드 테레시 광고부문 총괄 임원도 애플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린치 부사장은 과거 `플래시`를 놓고 애플과 설전을 벌이던 어도비를 대변해 전 스티브 잡스 CEO와 대립각을 세웠던 인물로 유명하다. i운용체계(OS) 모바일 기기에서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기로 결정한 애플을 향해 `보호주의적 전략`이며 `소비자들에게 불이익을 준다`고 공격했었다. 이에 블룸버그는 이번 인사를 두고 애플이 “적을 이길 수 없다면 내 편으로 만들어 버리라”는 명구를 직접 실천했다고 비유했다.
어도비는 당분간 CTO 후임을 정하지 않고 샨타누 나라옌 CEO가 CTO 역할까지 대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