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재판매(MVNO)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도매대가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이동통신사 상품 대비 80%에 육박하는 도매대가(단말기 가격 포함)로는 `알뜰폰` 취지를 살리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MVNO 의무제공사업자인 SK텔레콤부터 도매대가 인하 등에 앞장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17일 MVNO 업계에 따르면 현행 MVNO 도매대가가 이동통신사(MNO) 상품 대비 8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매대가 원가 비중이 높아 소비자에게 저렴한 요금제를 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장윤식 한국MVNO협의회장은 “알뜰폰이 이용자에게 어필하지 못하는 이유는 높은 도매대가와 보조금에 의해 돌아가는 국내 휴대폰 유통구조 때문”이라며 “도매대가가 높다보니 소비자에게 20~30% 싼 요금제를 만들 수가 없다”고 말했다.
SK텔레콤 34요금제를 MVNO사업자가 제공한다고 가정하면 도매대가가 2만7614원(단말기 가격 포함)이 나온다. 도매대가가 원가의 81%나 차지한다. KT나 LG유플러스도 비슷한 수준이다.
장 협의회장은 “알뜰폰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기존 통신사 대비 80%정도의 요금을 제공해야 한다”면서 “도매대가 원가만 80%를 넘는데 어떻게 요금제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냐”고 토로했다.
MVNO 가입자가 150만에 이르지만 대부분 선불 가입자인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월말 기준으로 전체 MVNO 가입자 135만6000명 중 후불 가입자는 58만4000명으로 43%에 그쳤다.
MVNO 의무제공사업자인 SK텔레콤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장 협의회장은 “도매대가와 부가서비스 제공 등에서 SK텔레콤의 조건이 좋은 편이 아니다”라며 “알뜰폰 활성화에 의지를 가지고 도매대가 인하와 부가서비스 확대 제공 등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불 가입자 현황에서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KT에 비해 크게 뒤진다. 후불 가입자 모집이 시작된 지난 2011년 7월 이후 증가한 MVNO 후불 가입자 30만명 중 SK텔레콤 가입자는 2만5000명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같은 기간 KT MVNO 가입자는 27만명으로 10배가 넘고, LG유플러스는 5000명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MVNO 도매대가가 높은 수준이 아니다”면서 “MVNO사업자가 단말기 비용까지 더해서 가격 비교를 하는 것은 과도한 주장”이라고 말했다.
MNO와 MVNO 요금제별 비교
자료:MVNO 업계(MVNO 도매대가는 단말기 가격 1만6667원/월 포함)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