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앱 랭킹]<20>카카오 게임하기 입점, 실제 효과는?

지난 주에는 100종을 넘긴 카카오 게임이 국내 모바일 게임 업계에 미친 영향과 그에 따른 시장 판도 변화를 자세히 알아봤다. 그렇다면 카카오 입점 효과는 실제로 어느 정도나 되는 것일까? 앱 통계 조사 서비스 앱랭커(AppRangker)의 도움으로, 이미 마켓에 출시한 게임을 카카오 게임하기에 재출시한 사례를 통해 非 카카오 게임과 카카오 게임의 이용자수 추이를 전격 비교해봤다.

이미 출시한 게임을 카카오 버전으로 리메이크해 재출시한 경우는 생각보다 많다. 그 중에서 기존 게임의 인지도가 어느정도 보장되어 표본 비교 수치가 뚜렷한 통계를 보이는 게임을 10종 내외로 추렸다. 말 그대로 스타트업이라 부를 수 있는 중소규모 개발사의 작품부터 누구나 알만한 대형 모바일 게임 개발사의 작품까지 다양한 게임의 비포·에프터(?)를 비교해봤다. 안드로이드 마켓인 구글 플레이의 이용자 DAU(Daily Active User, 일간 방문자) 기준이며 오차범위는 ±0.7%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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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to50'과 '카트라이더'의 카카오 전환 전·후 게임 DAU 추이

◇잠시 반짝 후 다시 잠잠형

먼저 카카오 게임하기 출시 효과를 반짝 누렸지만, 얼마가지 않아 기존 게임과 비슷하거나 혹은 조금 높은 수준으로 이용량이 줄어든 유형의 게임이다. 대표적으로 `1to50`과 `카트라이더 러쉬`, `그냥 사천성` 등이 있다.

전체적으로 1만 가량의 DAU를 유지하던 1to50은, for Kakao 꼬리표를 단 작년 11월말 4만 DAU를 기록한데 이어 차주 10만 DAU까지 이용량이 급등했다. 그러나 바로 그 다음주 DAU는 큰 폭으로 하락했고, 1~2개월만에 기존 1to50과 비슷하거나 더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카트라이더 러쉬+`는 `카트라이더 코인러쉬 for Kakao`로 변신했다. 카트라이더라는 유명 레이싱 게임의 틀은 유지했으나, 내부적으로는 완전히 다른 콘텐츠로 꾸며졌다. 제한된 시간 내에 트랙 위에 깔려있는 코인을 획득하고, 획득한 코인의 점수에 따라 카카오 친구들과 순위경쟁을 펼치는 방식이다.

특히 대형 개발사 넥슨이 두 번째로 내놓은 카카오 게임으로, 출시 2주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다. 실제로 마켓 발매 2주만에 16만 DAU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그러나 한 달 만에 7만까지 떨어진 DAU는 최근 3만3천 수준까지 내려와 기존 카트라이더 러쉬+의 평균 DAU와 비슷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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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사천성의 카카오 입점 전·후 DAU 추이

다음은 `그냥!사천성`이다. 카카오 버전인 `그냥!사천성 for Kakao`는 놀라울 정도의 DAU 상승을 보였다. 첫 주 부터 한 달간 30만 DAU 이상을 꾸준히 기록하며 기존 버전보다 30배가 넘는 이용량을 보였다. 하지만 역시 한 달 후부터 하락, 작년 말에는 1만6천까지 떨어지며 사실상 카카오톡 연동 게임의 효과를 모두 잃었다.

결과적으로 위 게임들은 카카오 입점 후 반짝 상승 효과를 누렸으나, 일정 기간 후 기존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은 3만 DAU 이하의 낮은 이용자 폭을 보였다. 그러나 그냥!사천성이나 카트라이더 러쉬는 수 배에서 수십배의 이용자 상승 효과를 누려 카카오 게임하기의 충분한 혜택을 누렸다고 봐도 무방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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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세로 낱말맞추기'와 '베니치아스토리'의 DAU 추이

◇입점하길 잘했어, 꾸준한 인기형

이번엔 카카오 입점 효과를 톡톡히 본 유형이다. 이 게임들은 카카오 게임하기 입점 후 현재까지도 꽤 높은 수준의, 혹은 기존 게임 대비 매우 높아진 DAU를 자랑한다. 특히 2~3달이 지난 후에도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것이 특징.

먼저 `가로세로 낱말맞추기`다. 기존 게임 역시 8만 이상의 꽤 높은 DAU를 보유한 인기작이었으나, 카카오톡 연동 후에는 53만 DAU로 데뷔, 이후 3주만에 100만까지 이용률이 급증했다. 카카오 게임인 `가로세로 낱말맞추기 2013`은 석 달이 지난 시점에도 10만이 넘는 DAU를 꾸준히 이어갔다.

다음은 CJ E&M 넷마블이 퍼블리싱을 맡은 `베네치아스토리`다. 넷마블 측이 개발사와의 상생을 강조하며 내세운 대표적인 게임으로, 출시 초기 이후 하락한 이용률에 온라인게임 운영의 노하우를 접목해 대대적인 콘텐츠 교체를 단행한 작품이다. 작년 11월께 카카오 진출 후 7만 정도의 DAU를 보인 `베네치아스토리 소셜 for Kakao`는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최근에는 출시 당시보다 이용량이 되려 더 늘었다. 특히 이 게임은 소셜장르에 강한 카카오 연동을 절묘하게 활용해 더욱 빛을 본 케이스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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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그림찾기' DAU 추이.

`틀린그림찾기 for Kakao` 역시 캐주얼한 게임성을 잘 살려 출시 첫 주부터 18만 DAU를 기록했으며, 석달이 지난 시점에도 8만5천 이상의 수치를 유지하며 선전하고 있다. 카카오 게임 출시 이후 기존게임의 이용량이 줄어드는 것이 당연한 수순임을 고려하면 큰 의미 없는 비교일 수 있으나, 설정기간 동안 두 게임의 평균 DAU는 열 배 이상 차이가 나고 있다.

◇카카오 효과는? "글쎄…"

물론 모든 게임이 만족할 만 한 효과를 보는 것은 아니다. 역시 신작 효과로 일정 수준의 이용자 상승률을 보이나 이용자 수의 절대 수치가 낮아 기대 만큼의 성과는 얻지 못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유형이다.

`카오스베인SE for Kakao`는 기존 게임과의 격차는 크나 DAU 자체가 높다고 보기 힘들다. 설정기간 카카오 버전의 평균 DAU가 2만8천 수준이니, 사실상 입점 효과를 봤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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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베인'과 '불리'의 카카오 입점 전·후 DAU 추이

`불리2 for Kakao`도 비슷한 케이스다. 아이폰용 게임으로 이미 마켓 초기에 어느정도 인기를 누린 불리 시리즈는, 카카오 버전을 내민 당시 비슷한 팡류 게임에는 밀리는 그림을 보여줬다. 결국 그래프가 절정에 이른 1~2주를 제외하곤 매 주 2만 대의 낮은 DAU를 기록하며 카카오 효과를 보지 못한 게임에 이름을 올렸다.

◇총평

사실 그래프 유형에 따른 구분을 지어놓긴 했으나, 역시 카카오 게임 출시는 어느 정도 잊혀진 콘텐츠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효과를 보장했다. 모든 콘텐츠가 기존 게임보다는 월등히 높은 이용률을 보인 것이다.

그러나 일반 모바일 게임의 DAU 수치 변동폭에 비해 카카오 게임의 이용 추이는 비교적 가파르게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데뷔 초 보인 `신작 효과`가 사라진 3~4주차가 고비였다. 대부분의 게임이 이 시점부터 이용자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결국 카카오 게임하기의 입점은 일정 수준 이상의 흥행력을 보장하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을 듯 하다. 그러나 지속적인 업데이트나 소셜, 지인과의 경쟁 등 카카오 플랫폼에 최적화 되지 않은 콘텐츠 성격의 게임은, 다른 신작 게임의 등장과 함께 서서히 외면 받아왔음을 알 수 있다.


이종민 기자 lj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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