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음으로 과감하게 협력하라.”
김상태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소재부품산업평가단장은 국내 제조업과 글로벌 소재 기업간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이 그 어느때보다 강조되는 시점이라고 답했다.

“공동 연구개발(R&D)은 물론이고 인수합병(M&A)에도 거부감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선진국에서 M&A는 선진 경영기법으로 통하지만 우리는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예가 많죠. 필요하다면 어떤 형태로든 협력해 중장기 비전을 달성하는 게 중요합니다. 정부도 관련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글로벌 소재기업과 협력이 더 중요한 이유는 세계적으로 완제품과 부품 생산 역량이 평준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조업 경쟁력의 핵심이 완제품·부품에서 소재로 옮겨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제조원가에서 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이제 소재가 제품 부가가치를 결정하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태양전지는 제조 원가에서 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82%며, 리튬 2차전지도 53%에 달한다.
그동안 국내 제조업과 글로벌 소재기업간 R&D 협력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정부 지원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협력 사례는 연구소·대학 중심의 학술 연구, 원천기술 개발에 머물렀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소재기업과 대등한 관계에서 R&D 협력을 추진할 수 있는 곳은 사실상 대기업 밖에 없으며, 이 경우 혜택이 널리 퍼지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단장은 “국내 중견·중소기업도 협력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과 활발한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며 “글로벌 소재 기업이 한국에서 사업을 강화하는 지금이 바로 적기”라고 말했다.
글로벌 소재기업들이 갈수록 강도 높은 국내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는 것은 우리나라 제조업이 그만큼 성장했다는 증거다. 김 단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우리 제조업과 글로벌 소재기업 사이에서 보다 많은 협력 기회가 생겼다는 것”이라며 “공급자와 수요자 관계를 넘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사업 모델 구축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