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국이 좁다]휴맥스 변대규 사장

“시장환경 변화는 항상 기회를 제공합니다. 기술과 시장변화를 먼저 읽고 한발 앞선 신제품으로 해외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게 중요합니다.”

변대규 휴맥스 대표는 방송과 통신의 결합으로 회사 주력사업인 셋톱박스 시장에도 변화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를 계기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고 밝혔다.

휴맥스는 창업 21년만인 2010년 처음으로 매출 1조원 고지에 오른 벤처 1세대 대표기업이다. 초기부터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했다. 회사 매출 가운데 수출비중이 95% 이상을 차지하는 수출형 기업이기도 하다.

그동안의 성장에도 변대규 대표는 “항상 새로운 기회를 찾고 시장에 대한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방송과 IP가 결합하면서 방송과 통신 기능을 모두 갖춘 신개념 셋톱박스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이는 디지털과, 고화질(HD)에 이은 새로운 변화이자 휴맥스에는 기회”라고 소개했다.

휴맥스는 최근 기존 방송용 셋톱박스에다 통신(IP) 기능의 모뎀과 라우터, 인터넷전화(VoIP)까지 결합한 HGS(홈게이트웨이서버)라는 새로운 융합형 장비로 해외 방송시장을 적극 개척하고 있다.

변 대표는 “변화없는 시장에는 기존 공급업체들이 유지되지만 위성·케이블 등 방송시장에 통신이 결합되면서 새로운 틈새가 생겨났다”며 “이 틈을 잘 파고 들어가 회사의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휴맥스는 올해 처음으로 북미 케이블사업자인 컴캐스트에 클라이언트 박스를 공급할 기회를 잡았다. 그동안 글로벌 셋톱박스 강자로 성장해왔지만 북미 케이블방송시장에는 진입하지 못했던 휴맥스다. 휴맥스는 그동안 북미와 유럽 위성방송시장 위주로 성장해왔다. 방통융합이라는 변화를 기회로 삼았고 올해 처음으로 북미 케이블시장에 진입하는 성과를 기대한다.

지난해 1조243억원의 매출을 올린 휴맥스는 올해 1조2000억원, 2015년에는 1조6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

변 대표는 “내년이후 본격화될 HGS의 매출확대와 북미·남미·일본·서유럽의 케이블방송시장이 회사의 향후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 대표는 휴맥스의 성장과정을 3단계로 구분했다. 초기 기술개발과 비즈니스를 만드는 기업가의 비즈니스 혁신, 두 번째는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서 회사 업무와 조직 프로세서를 갖추는 경영자의 운영(관리)혁신을 거쳤다. 이제는 기존 사업을 잘 영위하면서 새로운 성장에 도전하는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창업해 처음 10년간은 기업가로 휴맥스의 기술과 제품을 만들어 해외시장에서 사업을 펼쳤고, 이후 매출 3000억원쯤에 도달하니 회사 내부의 경영과 관리에 집중하게 됐다”며 “이제는 기존 사업도 잘하면서 새로운 성과를 만들기 위한 제 3의 도전에 나서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변대규의 새로운 도전에는 기존 셋톱박스 이외에 새로운 신규 사업이 핵심이다. 하이브리드 셋톱박스 개념의 HGS는 물론 모뎀과 라우터·인터넷전화를 서비스하는 통신장비(RG·Residential Gateway)를 신사업으로 추진한다. 방송장비에 강점이 있는 휴맥스가 방송통신 융합 과정에서 확보한 기술력으로 통신장비시장에 새롭게 도전하는 것이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CI)사업도 확대한다. 휴맥스는 자동차 전장 사업을 위해 인수한 대우아이에스(지분 50% 확보)에 대한 추가 투자를 계획 중이다. 대우아이에스는 차량용 오디오, 내비게이션시스템 등을 제조한다. 변 대표는 2010년 1600억원이던 대우아에이스의 매출이 지난해 2400억원으로 성장했고 올해는 3000억원 수준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변 대표는 “자동차와 IT의 결합이 빨라지고 있고 이는 기술개발 속도와 IT에서 강점이 있는 우리에게는 기회”라며 “대우아이에스의 영업망과 휴맥스의 노하우·기술력을 연계하는 전략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휴맥스는 사업초기부터 해외시장을 공략하면서 성장했다. 지난 1997년 영국시장에 진출한 이래 공격적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왔다. 현재 중동(99년)과 독일·미국(2000년)·일본(2001년)·인도(2003년)·이탈리아(2003년)·호주(2004년)·홍콩(2005년)·태국(2007년) 등 세계 16개의 현지법인과 지사를 두고 있고 폴란드와 인도, 중국 등 8개 생산거점을 확보한 상태다. 80여개국에 휴맥스 브랜드의 셋톱박스를 판매하고 있다.

변대규 대표로부터 그동안의 해외시장 공략 노하우를 물었다.

그는 △사업초기부터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영역에서 경쟁이 많지 않은 틈새시장을 찾고 △외부 정보가 아닌 직접 시장을 확인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한번 성공한 이후 아이템(제품군)을 늘리기보다 성공한 제품을 갖고 판매지역을 확대해 온 것도 휴맥스의 전략으로 소개했다.

그는 “처음 사업을 하자고 결심하더라도 내가 들어갈 공간은 많지 않다. 작은 틈새를 찾아 다른회사와 차별화된 접근법으로 초기 정착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직접 정보를 체득하면서 시장에 순응해야 한다. 회사가 하고 싶은 사업을 하는 게 아니라 시장이 열리는 비즈니스을 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그는 해외시장을 뚫는 데는 아무리 제품이 좋아도 최소 3년간 공을 들여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처음 유럽에 안착한 후 미국에 3년, 다시 일본에 3년간 공을 들이는 등 해외시장을 단계별로 하나씩 열어 왔다”며 “의사 결정을 할 때는 가급적 냉정하게 시장상황과 우리의 능력을 객관화해 판단하려는 노력도 꾸준히 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가 정신도 언급했다. “경영자들은 기업의 존재 이유에 대해 항상 생각해야 한다. `우리만 잘살자`가 아니라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것을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 이는 회사가 혁신활동을 강화하고 지속성장할 수 있는 토대도 된다”고 말했다.


변대규 대표는 벤처기업협회 부회장(`98~`05년), 벤처리더스클럽회장(`01~`07년), 벤처천억클럽회장(`06년~현재) 등을 역임했으며, 5억달러 수출탑과 금탑산업훈장(`06년)을 수훈하는 등 국내 벤처기업 발전에 기여하고 제품의 대부분을 수출하면서 국가 경제에도 기여해왔다. `젊은 공학인상`(한국공학한림원, `02년), `아시아 차세대 지도자`(세계경제포럼, `02년),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한국과학문화재단, `03년), 한국공학한림원 최연소 정회원(`05년)으로 선정되는 등 산업계를 대표하는 과학기술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 1960년 대구 출생

― 1983년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 졸업

― 1989년 서울대 제어계측공학 박사

― 1989년 건인시스템 (現 휴맥스) 창업 (대표이사)

― 1999년 2천만 달러 수출유공자 대통령상 수상

― 2002년 세계경제포럼(WEF), 아시아 차세대 지도자 선정

― 2002년 젊은 공학인상 (한국공학한림원), 영국 여왕으로부터 `퀸즈 어워드(Queen`s Awards) 수상

― 2003년 과학기술부,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 선정

― 2005년 한국공학한림원 최연소 정회원

― 2006년 성실 납세자 표창 (부총리 겸 재경경제부장관), 5억 달러 수출탑 수상 및 금탑산업훈장 수훈

― 2008년 세계 표준의 날 대통령상 표창 (국제표준화 부문), 영국 여왕으로부터 `퀸즈 어워드(Queen`s Awards) 수상

― 2011년 언스트앤영(Ernst&Young) 마스터상(Master) 수상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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