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TV 업체가 올해 판매 계획을 대폭 늘려 잡으면서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가 올해 생산량을 크게 늘린다. 이에 따른 공급과잉에 대비해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계와 대만·일본 업계가 출하량을 조절하고 패널 크기를 다각화 하는 등 사업 조정에 나섰다.
시장조사업체 NPD디스플레이서치가 14일 펴낸 `분기별 LCD TV가치사슬`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가 올해 패널 생산량을 대폭 늘린다. 차이나스타는 지난해 1100만장에서 64% 증가한 1800만장으로, BOE는 지난해 1160만장에서 38% 늘어난 1600만장으로 각각 생산계획을 수립했다.
중국 TV업체 화웨이·창홍·콩카·하이얼·하이센스 등이 TV 판매 목표치를 높여 잡은데 따른 것이다. 화웨이는 1000% 신장한 750만대, 하이얼은 33% 늘어난 800만대, 하이센스는 19% 많은 1070만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창홍·콩카는 각각 18% 성장을 점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3%씩 증가한 4500만대, 3050만대로 잡았다. 성장률은 상대적으로 낮다.
데보라 양 연구원은 “지난해 TV 세트 업체들이 고사양 제품 위주 전략을 폈지만 소비자는 가격이 저렴한 TV를 찾았다”며 “이 때문에 TV 수요가 감소했고 세트·디스플레이 업계 전반적으로 수익률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중저가인 32인치 TV를 주력으로 하는 중국 업체의 선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중국 업체의 공세가 공급 과잉을 불러올 것에 대비, 디스플레이 업계는 전략적 제휴를 늘리고 패널 크기를 다양화 하는 등 해결책을 찾는데 분주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패널 생산량을 1% 늘려 5500만장, LG디스플레이는 오히려 7% 줄여 5300만대를 생산키로 했다. 한 라인에서 생산되는 패널 사용처를 다각화 하고 대형 패널 위주로 공급할 예정이다. 대형 패널 판매량이 늘어나면 판매 수량은 줄어들지만 생산하는 디스플레이 총 면적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일본 샤프는 삼성전자 투자를 바탕으로 생산량을 대폭 늘린다. 일본 샤프는 지난해보다 28% 많은 1130만장 양산 계획을 수립했다. 점유율을 늘려 재도약 기회를 노린다.
올해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도 변화가 점쳐진다. 한국 업체 점유율은 48.5%에서 45%로, 대만 업체는 34%에서 33%로 떨어질 전망이다. 중국은 지난해보다 4.5% 오른 15.5%, 일본은 0.1% 증가한 6.4%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