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대 수석 '영어 전도사'로 나선 까닭은?

어린 시절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공부의 끊을 놓지 않았던 학생. 공부할 곳이 마땅치 않아서 겨울방학 동안 교회의 작은 공간에서 하루 15시간씩 공부를 했던 학생. 홀어머니와 아픈 남동생의 뒷바라지까지 해나가던 작은 체구의 이 학생은 고3 전국모의고사에서 전국 4등을 하게 된다. 서울공대 수석입학에 미국 MIT공대 국비장학생으로 선정되었지만 어머님의 병환과 집안사정으로 결국 유학길을 포기하고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학원 아르바이트로 수학과 영어를 가르치는 강사생활을 시작했다.

"돈을 벌기 위해서 시작한 학원강사가 이렇게 제 인생을 바꿔놓을지는 그 당시엔 몰랐어요. 수학과 영어를 가르쳤었는데 예상외로 결과가 아주 좋더라고요. 1년에 S대를 40~70명 정도 보내는 특별반도 맡으면서 점점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적성에도 맞고 좋았어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죠."

윤민수 선생은 특히 영어강의에 더욱 집중을 하게 됐다고 하는데.

"학생들이 영어공부를 하는데 가장 힘든 것이 바로 단어암기였어요. 단어암기가 힘든 이유는 다른 게 없어요. 잊어버리기가 쉽다는 거죠. 단어는 아무리 공부를 해도 잘 잊어버리고 휘발성이 높은 게 문제죠. 물론 단어만 다 기억한다고 해서 영어 공부가 끝나는 건 절대 아니에요. 영어공부의 가장 기본은 단어 즉 어휘라고 할 수 있죠."

그런 가운데 학생들이 좀 더 쉽고 빠르게 영어단어를 암기할 수 있는 길을 찾던 중 자신이 고등학교 때 접했던 기억법을 생각했다고 한다. 예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던 기억방 학습법을 영어단어 암기에 접목을 시켜낸 것. 십 수년 동안 시행착오를 거쳐 결국 일반인들도 기억방 학습법(http://cafe.naver.com/ipenglish)으로 암기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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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 수년에 걸쳐 기억방 학습법을 집대성한 윤민수 선생

가끔 TV를 보면 몇 백 개의 숫자를 순서대로 기억하고 그림의 모양과 위치를 그대로 외우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이들은 소위 천재도 영재도 아닌 평범한 사람이라서 더욱 놀라게 된다. 그런데 이런 기억력을 갖기 위해서는 조금만 노력해도 가능하다는 사실이 실험을 통해서 밝혀지기도 했다. 이들은 자신만의 특별한 기억법을 활용해 기억력을 극대화 시키는데 그 기억법의 중심은 바로 `그림(이미지)`라는 것.

윤민수 선생의 기억방 학습법도 이런 기억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몇 년 동안 학생들과 일반인들에게 필드테스트까지 진행했었는데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나면서 영어학습에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윤 선생은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단어 즉 어휘에 대한 스트레스가 아주 많아요. 결국 암기라는 것은 잘 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잊어버리지 않는 것, 망각하지 않는 게 아주 중요하죠. 원래 일반적으로 사람은 무엇을 하나 기억하면 10분 후부터 망각이 시작된다고 해요. 단순반복은 한계가 있어요. 기억방 학습법은 쉽게 잊어저리지 않게 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럼 도대체 기억방 학습법이라는 것은 어떤 걸까? 실제로 기자가 직접 확인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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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방 학습법은 단순히 이미지를 연상하는 것이 아니라 각 부분별로 기억방을 만들어서 단어를 저장하는 방식이다

일단 기억을 쉽게 할 수 있게 이미지로 된 방을 만들어놔야 한다. 위 이미지는 이순신이라는 이미지다. 이미지 안에 3가지 그림과 각각 3등분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순신에는 투구와 칼 신발, 거북선에는 돗대, 거북선몸통, 노 그리고 불타고 있는 왜선에는 연기와 불, 왜선 이렇게 각각 3가지로 나눠져 있다.

알기 쉽게 과일이름을 대입했다. 투구는 사과를, 칼은 배, 신발은 딸기로 기억했다. 같은 방법으로 돗대는 바나나, 거북선몸통에는 수박 그리고 노는 포도를 들었고 연기는 메론, 불은 토마토, 왜선은 파인애플을 대입했다. 즉, 각각의 나눠져 있는 기억방에 단어를 넣은 셈.

실제로 기자가 딱 한번만 이 방법으로 기억을 해봤는데 나중에 직접 보지 않아도 순서대로 과일 이름을 쉽게 말할 수 있었다. 또 거꾸로 기억하는 것도 가능했다.

“할만하시죠? 일반적인 암기방법이 아니라서 처음에는 좀 적응이 안 될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기억방 학습법으로 단어암기를 하게 되면 쉽게 잊어버리지 않아요. 그게 가장 큰 장점이죠. 한번 이 방법을 터득하게 되면 그 뒤로는 고속도로처럼 쭉 달릴 수 있게 되요.”

초반 진입장벽은 좀 있지만 이걸 넘어서면 단어암기 학습능력은 배가된다는 셈. 실제로 중학교 2학년인 서낙원 학생은 기억방 학습법으로 3천단어를 한 달 만에 완벽히 암기를 해내기도 했다. 일반적인 학생들도 대부분 4주 학습하면 2천단어 정도는 정복할 수 있다는 게 윤민수 선생의 설명이다.

“얼마 전부터 평택 한광중학교에서 이 기억방 학습법을 도입했어요. 학교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영어학습법을 시도해보는 거죠. 원래 이 학교 영어선생님이 저희 기억방 학습법을 전해 듣고 직접 경험을 해보셨는데 아주 결과가 좋게 나왔던 거죠. 그래서 학교에서도 관심과 기대를 갖고 기억방 학습법을 전격 도입하게 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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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 한광중학교 정상영 교사 지도로 한 달 만에 영어단어 1000여개를 완전히 암기한 학생들

윤민수 선생은 현재까지 서울대 700여명 이상, 연고대 1500명이상의 합격생을 배출할 정도로 이 분야에선 이미 검증된 실력 있는 강사다. 방학기간에는 ‘하루 14시간 공부법’도 직접 개발해 적용한 기억방 캠프까지 진행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14시간 동안 한꺼번에 모여서 하는 공동체학습법도 윤민수 선생의 작품이다.

“제가 처음부터 기억방 학습법을 사업적으로 접근했었다면 이미 포기했을 거에요. 기억방 학습법을 교육적으로 보급하고 이를 통해 사람들이 좀 더 어렵지 않게 학습을 할 수 있는 것이 제 꿈이자 목표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온 거죠. 공교육 환경에서도 사교육보다 강력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을 꼭 보여드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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