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예비역 병장 신혜권의 미래전읽기]한국 국방SW에 BMW 탄생을

고급 자동차 기업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BMW. BMW는 자동차 업계에서 시스템 엔지니어링 기법을 적용해 생산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왜 BMW가 시스템 공학에 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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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뮌헨의 BMW 본사를 방문하면 의문이 조금 풀린다. BMW 본사에 들어가면 먼저 오래된 대형 엔진이 눈에 들어온다. 자동차 엔진이라고 하기는 너무 크다. 가까이 다가가 해설을 읽어 보면 이것이 자동차 엔진이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항공기 엔진이다.

BMW는 1913년 항공기 엔진을 만드는 회사로 출발했다. 1917년 BMW가 항공기 엔진 시제품을 출시했는데 독일 국방부가 무려 600대를 구매했다. 1차 대전이라는 특수 환경도 있었지만 BMW에게는 뜻밖의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였다.

이후 군수업체로서 엔진 개발 기술은 더욱 탄탄해졌다. 전쟁이 끝난 후 군수업체라는 이유로 생산 중지 명령을 받았을 때 BMW는 오토바이 엔진을 개발했다. 군수품으로 공급하던 시절 쌓은 탄탄한 기술력으로 다른 시장을 공략한 것이다. 이후 BMW는 자동차 시장으로 확대해 오늘날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으로 성장했다. BMW의 핵심 가치는 `도전`과 `용기`다.

BMW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시사 하는 바는 적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공공 영역 중 소프트웨어(SW) 구매 예산이 가장 많은 곳은 국방 분야다. 국방부, 방위사업청, 각 군 등이 사용하는 SW 비용은 수천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무기체계 SW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포함하면 천문학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많은 비용이 현재는 몇몇 방위산업 선진국가로 고스란히 흘러 들어간다.

우리나라도 국방부, 방위사업청과 민간 방위산업체, SW기업들이 힘을 모아서 한국의 BMW를 탄생시켜야 한다. 단순히 하나의 기업을 성장시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자주국방을 위한 독립적인 무기체계 SW역량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기 위해 우리나라 국방 기관뿐 아니라 방산업체, SW업체들에게도 `도전`과 `용기`가 필요하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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