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의 유혹' 왜 뿌리칠 수 없나 했더니…

국내 연구진, 흡연욕구 유발 매커니즘 단초 찾았다

국내 연구진이 니코틴 등의 물질이 뇌 속 신경전달물질 수용체에 얼마나 강하게 달라붙는지 실측하는 데 성공했다.

황동수 포항공대 교수팀은 `표면 힘 측정기(SFA)`를 이용, 물 속에서 `양이온(Cation)-π 결합` 강도를 측정했다고 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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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이온-π 결합이란 양이온과 많은 전자를 가진 방향족 화합물이 전자를 공유하지 않고 결합하는 형태다. 다른 방식의 결합과 달리 물속에서 결합력이 약해지지 않기 때문에 70% 이상이 물로 이뤄진 몸속 생리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 힘의 크기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만 예측됐는데 이번에 황 교수팀이 처음 계측장비를 이용해 실제로 강한 결합력을 측정한 것이다.

연구진은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뇌의 아세틸콜린 수용체에 양이온-π 형태로 얼마나 강하게 결합하는지, 홍합 등 해양 부착성 생명체가 바닷속에서 바위나 바닥 등에 얼마나 강한 양이온-π 결합으로 붙어있는지 등을 실험으로 계측했다.

황 교수는 “양이온-π 결합은 의약품, 수중접착제 등 다양한 고분자 소재 개발에 응용될 뿐만 아니라 뇌 속에서 수용체와 양이온-π 결합하는 것으로 알려진 니코틴의 중독 매커니즘을 연구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담배에 포함된 니코틴은 신경전달물질 아세틸콜린과 비슷한 구조로 뇌 속 `니코틴 아세틸크로린 수용체(nAChR)`와 양이온-π 방식으로 결합해 아드레날린과 같은 흥분 호르몬을 유도함으로써 지속적 흡연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성과는 지난달 28일 화학분야 세계적 권위지 `앙게반테 케미` 온라인판에 실렸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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