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진호 신임 한국감성과학회장

“미래형 상품은 감성과 디자인, 생산기술이 결합될 것입니다. 따지고 보면 애플이 세계적 명성을 떨칠 수 있었던 것도 최첨단 기술보다 이미 있는 기술을 활용해 쓰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감성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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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한국감성과학회장(공주대 산업시스템공학과 교수)의 `감성과학`에 대한 지론이다. 김 회장은 지난 1월 한국감성과학회장에 선임됐다.

김 회장은 지난 2010년 한국식품연구원이 고추장에 들어있는 캡사이신 함량에 따라 매운맛을 5단계로 표준화했던 예를 들어 설명하며 “감성과학기술을 산업체에 어떻게 보급할 것인지가 현안”이라고 말했다.

“식품기업이 동일한 기준에 따라 매운맛을 표기하면 소비자는 매운맛의 정도를 예측하게 됩니다. 소금 섭취량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짠맛의 표준화도 사실 필요합니다. 이런 것들이 감성의 표준화인 셈이죠.”

정부-기업-연구소가 연계해 감성 표준화를 추진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진단한 김 회장은 감성과학화의 우선순위를 사람이 마치 몸무게를 재듯 감성을 측정해 단계별로 표준화하는 일에 뒀다.

“김치냉장고의 성공요인을 분석하면 결론이 나옵니다. 온도, 시간, 습도 등에 따른 김장김치 맛을 분석해 최적의 보관온도를 도출한 것이 감성과학입니다.”

김 회장은 감각기관이나 측정환경, 인간특성별로 감성을 측정하고 분석한 데이터를 축적, 검증하는 일도 감성과학이 앞으로 해나갈 중요한 일 중의 하나라는 지적도 내놨다.

“최근 감성이라는 용어가 부각되는 것도 비인간적이고 차갑던 IT기기에서 벗어나 사용자에게 따뜻함과 친숙함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향후 진행될 `디지로그(Digilog)` 시대의 디지털에 아날로그적 감성을 내재시킨 제품이 소비자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고 김 회장은 강조했다.

감성과학이야말로 박근혜 정부가 주창하는 창조경제에 기반을 둔 기초연구-산업기술, 과학기술-IT간 융합을 통한 성장엔진 확보에 딱 맞는 아이템이라는 부연설명도 이어졌다.

“우리나라는 휴대폰 등 전자부문에서는 세계최고 수준이지만 다른 산업에서는 감성 과학화에 대한 인식이 아직 부족합니다. 학회는 산업체와의 교류부터 시작할 계획입니다. 그 일이 감성과학을 새롭게 다지는 진흥의 단초라고 생각합니다.”

김 회장은 학회운영에 대해서도 한마디 덧붙였다. 그동안 학문적인 이론을 정립하고 감성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면, 앞으로는 사회가 요구하는 고객중심의 가치창조에 무게중심을 옮겨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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