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모바일 결제 사업에 하나SK를 끌어들인 것은 삼성전자와 전면전을 염두에 뒀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부터 삼성은 여러 금융사와 월렛(전자지갑) 진영을 구축하고 이르면 오는 4월 별도의 `삼성월렛`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는 모바일결제 사업 진출을 통해 플랫폼 영역까지 삼성이 지배력을 행사하겠다는 속내가 깔려있다.
이에 자극받은 LG전자도 모바일 지불결제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우선 하나SK카드와 모바일 체크카드 사업부터 손을 댄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독자 노선을 걸었던 이들이 손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황금시장으로 불리는 `M커머스`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석이다.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가장 돈이 많이 몰리는 쇼핑사업과 다양한 결제 부가서비스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것이다.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해외 구글이나 국내 삼성처럼 별도의 모바일결제 플랫폼 사업으로 협력 부문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LG전자는 모바일 지불결제 사업에서 명함조차 내밀지 못했다. 하지만 모바일카드 점유율 1위인 하나SK카드를 품에 안으면서 모바일카드 사용고객은 물론 금융부문에 경험이 없던 `아킬레스건`을 해결할 수 있다. 하나SK카드 또한 모바일결제 비중이 점차 상승 중이지만 신한이나 비씨카드처럼 보유고객이 많지 않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유저를 결제 시장으로 끌어들이면 막강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
LG전자와 하나SK카드가 모바일 결제사업에 동반진출 하는 것은 출발부터도 특이하다. 스마트폰 제조사와 카드사가 1대1로 단독제휴를 체결 한 것도 처음이지만, 플라스틱 카드 없이 즉시 발급이 가능한 모바일 체크카드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업계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카드 확대에 `손톱 밑 가시`로 여겨지던 발급 제한을 당국이 푼 것도 한몫했다. 또 3만원 선불카드를 무상 지원하는 파격적인 서비스를 담았다.
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과 온라인쇼핑 사업자인 이베이까지 끌어들였다. 사실상 각기 다른 사업을 해왔던 4자 연합체제가 형성된 셈이다.
이들의 연합 목적은 분명해 보인다. 옵티머스 LTE 3개 기종에 3만원 선불카드 무상 제공과 즉시발급 모바일카드 탑재만으로도 꽤 매력있는 고객 유인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누가 먼저 모바일 결제 플랫폼을 쥐느냐의 주도권 싸움이 통신사-금융사 간 대결에서 하드웨어(단말기) 업체까지 전면적으로 확대됐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