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증착 공정을 대체할 차세대 공정인 프린팅 방식의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개발에 다시 뛰어들었다. 세계 AM OLED 시장 양산 경쟁을 주도하는 두 회사는 그동안 증착 방식에 집중하면서 프린팅 OLED 개발에 손을 놓은 상태였다. 증착 기술에 머물며 방심한 사이, 일본 파나소닉이 최근 프린팅 OLED를 공개하자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양사는 연구개발 조직을 재정비하며 프린팅 OLED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대표 김기남)는 고분자 특허를 보유한 일본 스미토모와 제휴 협상을 진행 중이다. LG디스플레이(대표 한상범)는 과거 프린팅 기술 개발 경력이 있는 연구원들을 선발해 OLED 개발 조직에 투입했다.
프린팅 방식은 증착 공정과 달리 필요한 부분에만 소재를 안착시킬 수 있다. 증착 방식에 비해 소재 낭비를 획기적으로 줄인다. 전체 사용량의 20~30% 정도만 발광층을 형성하는 데 쓰일 정도다. 또 연속 공정으로 대면적 패널을 만들 수 있다.
대안 공정으로 주목받았지만 지금까지 프린팅 소재의 수명과 효율이 기술적 한계였다. 삼성과 LG가 사실상 프린팅 OLED 개발 프로젝트를 중단했던 이유다. 대신 양사는 각각 적록청(RGB) 증착과 화이트 OLED 증착 방식으로 양산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파나소닉이 초고선명(UHD) 해상도까지 구현하는 프린팅 OLED 패널을 공개하면서, 프린팅 공정 기술이 재부상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미토모와 공동 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재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미토모는 프린팅에 유리한 고분자 기술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그동안 글로벌 소재 기업과 대학에서 고분자 관련 특허를 모두 사들이며, 고분자 기술 개발을 지속해 왔다. 당초 삼성은 오는 2015년을 목표로 스미토모와 공동 개발을 진행했으나,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잠시 중단한 상태였다.
LG디스플레이는 지금까지 화이트 OLED 상용화에 전사 역량을 집중한 상황이다. 최근 프린팅 기술 개발에 다시 착수했다. 프린팅 기술 경력이 있는 연구원들을 모아 OLED 개발 조직에 배치했다. 특히 과거 프린팅 방식으로 컬러필터를 개발한 경력을 갖춘 연구원들이 그 대상이다. 또 프린팅 소재 발굴을 위해 국내외 기업·대학과 공동 프로젝트를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면적에 유리한 프린팅 방식에 대한 연구가 다시 시작됐다”며 “삼성과 LG가 한 기술에만 치중하던 모습에서 벗어나 차세대 공정 기술에도 역량을 안배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