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내수부진, 자영업 경기 `악화일로`

저성장에 내수 부진까지 겹치면서 자영업 경기가 악화일로다. 가전 관련 소비가 특히 부진하면서 가전 관련 자영업의 퇴로가 막혔다.

26일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소장 양원근)는 지난해 자영업의 경기 동향을 분석한 소호(SOHO)지수가 전년 대비 4.6% 증가한 234.6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6년 이후 연평균 증가율 10.9%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치다. 저성장 국면이 지속되고 내수까지 부진하자 자영업 경기가 위축된 탓이다.

숙박·음식점업 지수가 유일하게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개인 서비스와 보건·의료업이 소폭 증가세를 이어갔고, 도소매와 스포츠·여가는 성장세가 둔화됐다. 교육은 전년에 이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경기부진과 고유가의 영향으로 자동차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주유소와 충전소, 차량 정비·부품·인테리어, 세차장 등 관련 서비스업 매출도 덩달아 부진했다. 가전·가구 등 고가 내구재 소비가 크게 하락(-5.2%)해 경기불황기의 전형적인 소비 패턴을 반영했다.

높은 증가세를 보이던 스포츠와 여가관련 업종도 증가율이 작년 대비 감소했다. 골프장과 골프 연습장의 매출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볼링장(31%)과 당구장(39%)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야의 매출이 증가했다. 다른 업종에 비해 증가세가 컸던 소매업에서는 슈퍼마켓과 편의점에 매출증가가 뚜렷해 소비자들이 개별 매장보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선호하는 구매행태가 더욱 고착화됐다.

소비자들의 소비행태 변화도 자영업 경기 위축에 한몫했다. 경기불황기에 꼭 사지 않아도 되는 의류, 신발 등의 매출이 감소(전년 대비 -6.0%P)하고 액세서리나 귀금속도 평균에 크게 못 미쳤다. 반면에 화장품, 의료, 미용기기와 같은 미용 관련 소비는 20%나 증가했다. 자전거(17.8%) 등 레저용품도 성장세를 보여 미용과 건강 등 `나를 위한 투자`는 증가했다.

김홍태 KB경영연구소 연구원은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이 같은 소비행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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