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웹OS가 회생의 길을 마련하게 되었다. LG전자가 HP로부터 웹OS와 웹OS 개발팀을 인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한 외신은 “HP가 진정한 승리자”라고 전하기도 했다.
25일(현지시각) AFP, PC매거진, 포브스 등 다수의 외신들에 따르면 HP는 LG전자가 스마트TV용 플랫폼으로 자사의 웹OS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콧 안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개방형 웹OS 기술과 LG전자 기술이 결합되어 최신 웹기술을 사용하는 미래 혁신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광범위한 소비자가전 단말기들에 대한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과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길을 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AFP는 4월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PC를 발표할 예정인 HP가 자사 모바일OS를 매각하는 것은 구글과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HP는 MWC에서 저가격의 보급형 안드로이드 태블릿PC 슬레이트7을 소개하기도 했다.
알베르토 토레스 HP 모빌리티 사업부 수석 부사장은 “태블릿PC에 대한 소비자,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HP는 다양한 폼팩터들을 제공하고 다채로운 OS를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의 인수 후에도 웹OS는 오픈소스로 남는다. LG전자는 모바일 단말기보다 인터넷 접속 TV용 플랫폼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LG전자는 HP로부터 웹OS팀도 인수하는데, 이는 실리콘밸리에서의 연구개발 투자 확대의 일환이다. 총 비용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LG전자는 이번 웹OS 인수가 구글 TV와의 협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글이 크롬과 안드로이드 두 가지 OS를 갖고 있듯 LG전자 또한 다양한 플랫폼을 갖는 것으로, 구글 및 웹OS 두 가지 TV 플랫폼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인터넷 접속 스마트TV용 플랫폼으로 사용할 예정이지만, 모바일 단말기에 사용할 여지도 있다. PC매거진은 “LG전자 대변인에 따르면 LG전자는 현재로선 스마트폰과 태블릿용으로 안드로이드 OS에 주력하고 있지만 먼 훗날 웹OS 기반 이동형 단말기의 가능성을 남겨뒀다”고 전했다.
웹OS는 팜(Palm)이 개발하여 팜 단말기의 OS로 사용되었다. 모바일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보고 HP가 2010년 무려 12억달러를 들여 인수했고 2011년 HP 터치패드 태블릿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HP 내에서는 저수익 사업의 주범으로 꼽혔고 레오 아포테커 전임 HP CEO 체제에서는 분사 및 매각 당할 처지에 처했다. 그러나 HP 이사회가 CEO를 해임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현 메그 휘트먼 HP CEO는 웹OS를 오픈소스화하고 태블릿PC 등 모바일 단말기는 웹OS가 아닌 MS 윈도에 더욱 의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자신문미디어 테크트렌드팀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