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혜 연세대 경영대학 마케팅 교수(Jeonghye@yonsei.ac.kr)
소셜 미디어 등장은 사회 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 소비자는 대중이라는 틀 안의 수동적인 존재가 아닌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지속적으로 생각과 의견을 공유하고 제품과 브랜드 인식을 형성하고 수정한다. 변화는 기업이 소비자 행동 양식을 파악하고 이에 적합한 전략을 도출해야 함을 의미한다.
소셜 미디어 기업의 관심도 빠른 속도로 증가한다. 이미 수 년 전부터 많은 기업은 소셜 미디어 매체를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2012년 `포천500`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의 73%는 트위터 계정을, 66%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62%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고객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소셜 미디어는 커뮤니케이션 도구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실제로 소셜 미디어 상의 소비자 활동이 기업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영화, 책, 음악 콘텐츠를 판매하는 미국 미디어 기업의 경우 해당 기업의 소셜 미디어 채널에서 활동하는 고객은 그렇지 않은 고객에 비해 연간 100달러를 더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셜 미디어 활동이 주식 시장 성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의 부정적인 의견은 해당 기업 주식의 수익률에 타격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기업은 소셜 미디어가 단순히 프로모션 정보나 흥미로운 동영상 등을 유포하는 채널이 아니라 매출을 향상시키고 혁신의 동력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그렇다면 기업은 소셜 미디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를 이해하고 전략적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하여 무엇을 해야 하는가? 첫째, 기업은 소셜 미디어 매체별로 소비자 특성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의류 회사의 소셜 미디어 매체 선택을 생각해보자. 브랜드나 제품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이 필요한 경우 소비자 간에 토론이 활발한 트위터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프로모션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고 싶다면 페이스북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유튜브 참여 소비자는 상대적으로 자기애가 강함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더라도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보다는 자기표현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유리하다. 기업이 얻고자 하는 목적에 따라 소셜 미디어 매체 선정도 달라져야 한다.
둘째, 기업은 소셜 미디어 상에 남겨진 글들을 살피며 만족도는 어떠한지, 불만 사항은 무엇인지, 추구하는 가치는 어떠한 것인지, 지불 의향 가격대는 어느 정도인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 이런 작업은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지만, 이를 통해 기업은 소비자의 섬세한 요구와 필요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소셜 미디어에 올라오는 불평·불만의 목소리는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즉각적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여러 소셜 미디어 매체에 실시간 대응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기업들을 위하여 소셜 미디어 내 소비자 반응을 요약할 수 있는 `브랜드 인식 척도`가 학계에서 개발 중이므로 머지않아 실시간 자동 경고 시스템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기업은 소셜 미디어의 소비자 활동을 기업 성과 지수와 연동해야 한다. 기업은 긍정적인 입소문이 고객 만족도를 얼마나 높일 수 있는지, 고객 불만이 어느 정도의 매출 감소를 초래하는지, 더 나아가 주식 시장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지 등에 대한 계량적 분석을 수행해야 한다. 소셜 미디어 매체 별로 소비자 특성과 행동 등이 다를 수 있어 매체별 성과를 비교〃분석하여 기업 전략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기업은 소셜 미디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제품 차별화, 신속한 시장 대응, 효과적인 판매 경로 개척, 고객 서비스 비용 절감, 고객 충성도 향상, 브랜드 인지도 형성 등 다양한 사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소셜 미디어 데이터 분석을 통한 접근 방법은 대기업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신생 기업, 중견 기업 등 모든 기업에 적용 가능하고, 인터넷 관련 기업뿐만 아니라 패션, 전자, 소매, 제약, 컨설팅 및 비영리 기업, 정치 캠페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효과적일 것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