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주파수 관리 `이원화` 논란…자원 비효율로 해외 유례없어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의 기능 조정 갈등 여파로 주파수 정책 추진기관이 이원화될 위기에 처했다. 공공재인 주파수마저 효율적 관리보다 정치 논리에 휘둘리는 형국이다. 주파수 정책 파편화는 해외에서도 유례가 없어 논란이 거세다. 급물살을 탄 방송·통신 융합시대에도 역행한다는 비판이 높다.

최근 정부조직개편 법안 국회 처리를 놓고 여야 물밑협상에서 방송 정책의 방송통신위원회 존치가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주파수 관리·할당 기능의 이원화 문제도 불거졌다.

민주통합당은 방송 정책을 방통위에 그대로 남겨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 안에 방송용으로 쓰던 700㎒ 유휴 주파수 대역에 대한 관리·할당 기능까지 남겨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의 주장은 700㎒ 유휴 대역이 애초에 방송용으로 쓰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완료된 지상파방송 디지털 전환으로 이 대역에서 총 108㎒폭(698~806㎒)의 여유가 생겨 이 중 40㎒ 폭은 통신용으로 경매에 할당하는 방식이 확정됐다. 용처가 정해지지 않은 68㎒폭은 지상파 방송사가 방송용 할당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 관련 단체인 방송기술인연합회도 민주당의 주장에 편승했다. 이 단체는 지난 19일 발표한 성명에서 “방송정책과 700㎒ 대역 주파수 할당을 비롯한 온전한 주파수 정책은 분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여야 협상에서 새정부 출범이 다급한 새누리당이 민주당 안을 수용하게 되면 남은 700㎒ 대역은 방통위가 지상파 방송용으로만 관리하게 된다. 모바일과 방송·통신 융합 환경으로 통신 주파수 자원이 모두 소진되더라도 수요와 상관없이 황금주파수 대역은 방송용으로 한정되는 셈이다. 반대로 UHDTV 등으로 신 방송 서비스로 방송 주파수 수요가 폭증할 때 미래부가 관리하는 주파수를 할당하지 못하는 사태도 벌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럴 경우 주파수 자원의 효율적인 이용뿐만 아니라 국민이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했다.

우리나라 지상파 방송사는 주파수 사용 효율은 크게 떨어진다. 통신사외 달리 주파수를 무료로 할당받아 사용하지만 직접 수신율은 10% 안팎에 그친다. 대부분 유선방송을 이용해 보기 때문이다.

일본, 유럽 등 세계 각국은 이 때문에 기존 아날로그 지상파 방송 주파수를 통신용으로 전환하는 추세다. 시장 환경과 국민 수요에 맞춰 주파수를 방송용이든 통신용이든 탄력적으로 할당한다.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관리기관도 한곳에서 담당한다.

방통위 관계자는 “주파수를 용도별로 다른 부처에서 관리하자는 것은, 전력 관리를 가정용·기업용·공공용별로 복지부·산자부·행정부에서 따로 관리하자는 것과 마찬가지의 넌센스”라며 “유기적인 배분과 시의적절한 회수·재배치가 필요한 분야인 만큼 통합관리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한정된 공공재인 주파수에 대한 정책은 저주파에서 고주파까지 적절한 배분을 통해 사용의 효율성을 찾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하지만 방통위가 방송용, 미래창조과학부가 통신용 주파수를 따로 관리하게 되면 소관하는 이익집단의 이해관계에 휘말려 부처 간 갈등이 불거질 우려가 높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미디어 시장 기술 변화가 빨라지는 만큼 주파수 용처도 변하기 마련인데, 그 때마다 관리부처가 바뀌는 웃지못할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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