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공기관의 부실채권이 급증하고 있다. 국내 기업 대상으로 보증과 대출을 잘못 운용해 발생한 혈세인데, 이들 공기관은 부실채권을 자산관리공사(캠코)에 헐값 매각하고, 캠코는 자금 회수보다는 부실기업의 빛을 탕감해주는 선심성 정책으로 이 자금을 쓰고 있다는 지적이다. 빚을 성실하게 상환 중인 기업이 역차별 받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20일 관련 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캠코는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약 4조8000억원어치 부실채권을 헐값에 사들였다. 2011년 4051억원어치의 1차 채권까지 포함하면 부실채권 규모는 5조2000억원이 넘는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의 4000여억원에 달하는 부실채권도 지난해 매입했다.
신용보증기금이 보유한 부실채권 약 1조원도 국회 정무위에서 신보법이 통과되면 올해 캠코로 이관된다. 금융 공기관의 부실채권 물량만 7조원에 달하는 셈이다.
이들 공기관은 부실채권 금액의 약 0.3%를 매각대금으로 받고 캠코에 넘긴다. 하지만 캠코가 부실채권 인수 후 거둬들인 회수율은 전체 금액의 0.2%에도 못미친다.
캠코에 따르면 기보 1차 부실채권 4051억원 중 회수액은 9억5000만원(1월 20일 기준). 2차분 4조8083억원 채권도 회수액은 7억2000만원으로 각각 0.23%, 0.01%를 거둬 들이는데 그쳤다. 중소기업진흥공단 부실채권 물량 4073억원 중 회수율은 4억7000만원으로 0.1%의 회수율을 보였다.
금융위원회는 특수채권의 매각지침을 만들어 회수가 힘든 부실채권을 캠코로 이관해 일괄 처리토록 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모든 부실채권을 캠코로 이관해 처리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별도의 채권추심 전담 기관을 만들어 상환비율을 높이고, 이 자금을 선심성 탕감을 통해 허비하는 게 아니라 우량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선순환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보법 처리를 앞두고 신용보증기관은 캠코에 부실채권을 헐값으로 넘기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갈등도 예상된다.
지난해 안택수 이사장은 직접 캠코의 채권관리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넘기는 채권의 제 값을 지불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와 관련, 캠코도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기관이 제각각 부실채권을 관리할 경우 선제적인 대응이 안 된다고 설명한다. 또 부실채권 상환보다 금융채무불이행자의 자활을 돕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캠코는 재산이 없는 경우 이자와 원금을 경감시켜주고, 최장 8년간 장기분할 상환이 가능한 특별 감면제도를 실시 중이다.
[표]자산관리공사 부실채권 인수·정리 실적 (단위 : 건, 억원, %/ 1월 20일 기준)
자료:한국자산관리공사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