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 무시 받더니…이제 '상황 역전'

현대·기아차, 해외 누적 판매 5000만대 돌파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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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의 해외 누적 판매가 5000만대 돌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평택 항에서 현대기아차의 해외 수출 차량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해외 진출 39년만에 해외 누적 판매 5000만대 돌파를 눈앞에 뒀다. 한국 자동차 산업이 변방에서 글로벌 자동차 산업 중심으로 자리매김했음을 입증하는 성과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말 기준 해외 누적 판매량이 4830여만대를 기록했으며, 양 사의 월 평균 해외 판매량이 50만~60만대에 달해 이르면 내달 5000만대 달성이 예상된다고 20일 밝혔다.

이 같은 성과는 1976년 현대차가 한국 자동차 첫 고유 모델인 `포니` 6대를 에콰도르에 첫 수출하고, 기아차가 1975년 `브리사 픽업` 10대를 카타르에 선적한 이후 40년이 안 돼 이룩한 결실이다. 또 미국, 유럽, 일본 등 자동차 선진국들이 높은 진입장벽을 구축한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산업기반을 극복하고 달성한 수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누적 판매 5000만대는 현대차의 아반떼를 한 줄로 세우면 지구를 5.7바퀴를 돌 수 있는 수준이다. 현대·기아차는 첫 수출 이후 27년만인 지난 2001년 누적 판매 1000만대를 돌파했으며, 2006년 2000만대를 달성했다. 이후 해외 판매가 가속도를 내며 2009년 3000만대, 2011년 4000만대를 연이어 경신했다.

해외 판매 기록 경신에는 누적 판매 3분의 2(3147만대)에 달하는 수출 증가가 결정적 기여를 했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해외 판매 차종과 판매 국가를 비약적으로 늘렸다.

현대차는 국내에서 생산된 19개 모델(상용차 제외)을 해외 185개 지역으로 수출한다. 또 해외에서 특화 생산 및 판매되는 현지 전략 차종도 18개를 보유했다. 기아차도 18개 모델(상용차 제외)을 세계 166개 지역으로 수출하고 있으며, 8개 해외 전략 차종을 현지에서 생산해 판매할 만큼 차량과 수출 지역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해외 현지 생산 및 판매 체계도 밑바탕이 됐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002년부터 본격적인 글로벌 생산거점 확보에 나서 10년만인 지난해 선진국과 신흥국을 아우르는 `글로벌 생산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미국 60만대, 유럽 60만대, 중국 144만대, 인도 60만대, 터키 10만대, 러시아 20만대, 브라질 15만대 등의 생산체계를 갖췄다.

현대·기아차 측은 해외 판매 성장으로 인한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와 일자리 창출 등 국가 경제 기여 효과도 크다고 덧붙였다. 국내 자동차 산업은 지난해 완성차와 부품을 합쳐 718억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5481억달러)의 13.1%를 차지한다. 지난해 무역수지도 전년보다 5.8% 늘어난 617억달러 흑자를 기록, 사상 처음 6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무역 흑자(285억달러)의 2.2배에 달한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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