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대우일렉 체력 키워 글로벌 선수 만든다

동부그룹(회장 김준기)이 대우일렉트로닉스(이하 대우일렉)을 2020년까지 세계 10대 종합가전회사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동부의 청사진은 아웃소싱 전략 확대로 대우일렉을 중저가 시장 선도기업으로 육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향후 2년간은 생산능력 확대 등 기초체력 확보에 주력하고, 장기적으로 삼성전자·LG전자에 버금가는 글로벌 브랜드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동부는 15일 대우일렉 인수를 마무리하자마자 삼성전자 출신 생활가전업계 전문가로 경영진을 배치했다. 신임 대표로 선임된 이재형 동부라이텍 겸 동부LED 부회장은 삼성물산 구주 총괄을 지내고, 전자·정보통신업계에서 30여년의 경험을 쌓은 전문가다. 함께 선임된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 이재국 부사장도 삼성, 리홈, CJ GLS 등을 두루 거쳤다. 신임 경영진은 18일부터 대우일렉으로 출근해 본격적인 업무에 착수한다.

이재형 부회장은 대우일렉 인수 태스크포스(TF)를 이끌었던 핵심인물이다. 그는 대우일렉의 경쟁력을 크게 △지속적 성장세 및 사업안정성 △중남미 등 이머징마켓 경쟁력 △중저가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로 꼽았다.

동부는 대우일렉의 핵심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2년간 1500억원을 투자해 `라인 밸런스` 개선을 통해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광주와 멕시코공장의 노후화된 생산설비를 개선하고, 연구·개발(R&D) 투자를 강화한다. 생산능력이 약 30% 향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10년 이상 이어진 워크아웃 역사에 종지부를 찍은 만큼 경영정상화 속도도 빠를 것이란 기대다. 금융부채는 출자전환했고, 동부그룹 산하에 들어가면서 투자비용 자체 조달도 수월해졌다. 대우일렉은 그 동안 은행권 보증이나 대출도 쉽지 않아 원재료 구매 시 불필요한 손해를 입기도 했다. 지불구조 개선, 계열사 간 직거래 및 구매 협력으로 수급이 안정화되면 완제품 개발 시기도 빨라질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로 제한됐던 제품을 TV, 에어컨, 청소기 등으로 확대한다. 자체 생산보다 주문자공동개발(ODM) 형식으로 중국 등지의 역량 있는 제조기업 제품을 대우 브랜드로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국가 및 지역별 판매 법인에서 개별적으로 해 오던 아웃소싱을 본사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대우TV`도 연말께 선보인다. 회사가 사명 변경은 검토해도 브랜드는 유지하기로 한 이유다.

이 부회장은 “해외 시장에서 대우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 다른 제품군도 원하고 있다”며 “프리미엄제품이 아니라 불필요한 기능을 줄이고 핵심 기능만 제공하는 중저가제품 시장에서 일렉트로룩스같은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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