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의 중국 쑤저우 공장용 장비 발주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 쑤저우에 짓고 있는 8.5세대(2200×2500㎜) LCD 라인용으로 월 5만 5000장 생산능력 규모의 설비를 이달 내 발주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해 5월 쑤저우에서 착공식을 개최하고 공사를 시작했다. 상반기 내 완공하고 시험 가동을 거쳐 하반기에는 양산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당초 월 5만장 정도의 물량을 지난 해 연말 발주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장비 업체들과 스펙·가격 협상을 진행한 바 있다. 발주가 계획보다 늦어지면서 납기는 빠듯한 일정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이 중국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세운 라인이지만, 당분간은 최소한의 규모로 가동될 전망이다.
중국은 수입해 온 LCD 셀과 패널 모듈에 대한 관세를 3%에서 5%로 인상하는 등 자국 LCD 산업 보호 정책을 추진 중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TV 시장이어서 현지 생산 체계를 갖춰야 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쑤저우 공장을 건설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삼성은 중국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 당분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급 초과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지난 2011년 공급 과잉으로 인해 패널 가격이 떨어졌다고 판단하고 지난해 설비 투자를 대부분 중단했다. 대신 가동률과 재고 조정을 통해 적정 가격을 유지했다. 중국 시장이 커진다고는 해도 생산량 자체가 늘어나는 것은 패널 업체에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중국 패널 업체들에 비해 큰 물량은 아니지만 장비 업계에는 희소식이다. 지난 해 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A2E라인 발주에 이어 중국 쑤저우 LCD 공장 발주도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장비 업계는 숨통이 트였다. 작년에는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의 투자가 중단되면서 장비 업체들은 매출이 반으로 줄어 구조조정까지 해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쑤저우 발주를 시작으로 올 해에는 OLED 라인 투자 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