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조직개편안 처리 지연으로 열흘밖에 남지 않은 박근혜 정부 출범이 차질을 빚게 됐다. 여야가 합의했던 14일 정부조직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처리가 무산됐다. 18일 본회의 처리도 불투명하다. `비정상적` 출범이 불가피해졌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새 정부 조직개편안 관련 법률을 처리하기로 합의한 1차 시한인 14일에도 서로 책임공방만 벌였다.
새누리당은 조직개편안 원안을 그대로 하자는 주장이나 민주당은 △국가청렴위원회 및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설치 △중소기업청 강화 및 금융정책·규제 분리 △방송통신위원회 독립성 보장 △통상교섭 기능 관련 `통상교섭처` 신설 또는 `외교통상부` 형태 유지 △원자력안전위원회 독립성 보장 △산학협력 기능 교과부 존치의 6가지 요구 사항을 내걸고 버텼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원안만을 고집한다며 적극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정부 조직개편안을 졸속으로 준비해 놓고 새누리당이 원안만 고수한다면 국회는 지나가는 정거장이란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새누리당이 박 당선인의 눈치만 보며 `당선인의 뜻`이라고 말하지 말라”면서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자세부터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 처리가 지연되는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여당에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에 앞서 국회 행정안전위 내 안건조정위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안건조정 절차에 들어가면 최장 90일간 여당의 일방 처리가 불가능하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주장이 `새 정부 출범 발목 잡기`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기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대표는 안건조정위 가동 제안에 “안건조정위는 최장 90일까지 갈 것으로 정부 출범을 막겠다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결국 시간 끌기며 새 정부 발목 잡기라는 여론 질책을 피하기 위해 이상한 수를 부리고 있는 것”이라면서 “결정권을 가진 양당 대표가 만나 결정·집행해야 한다”며 여야 대표 및 원내대표 4자 회담을 통한 협상 타결을 거듭 제안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국민 선택을 받아 당선된 박근혜 당선인의 철학·비전을 존중하는 게 맞다”며 “나에게 일할 도구를 만들어 달라고 하는데 이를 만들어주지 않고 가로막는 것은 말이 안 되며 발목 잡기”라고 말했다.
이 같은 여야의 첨예한 대립으로 정부 조직개편안 처리는 18일 본회의 이후로 넘어간 상황이다. 박 당선인은 정부 조직개편안이 통과되면 2차 조각 인선을 발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여야가 물밑 협상을 벌이지만 서로 팽팽히 맞서 새 정부 출범(25일)까지 조각이 완료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