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법자 만드는 독일차...`0미터 리모컨키` 방치

주요 수입차 인터넷 동호회를 중심으로 이른바 스마트키로 불리는 `리모컨키`를 반으로 가른 사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납땜을 통해 작동 거리를 늘리는 방법을 공유하려는 것이다. 이런 글에는 댓글이 백여개씩 달리며 복사를 통해 다른 동호회로 퍼진다. 이를 전문적으로 대행해주는 업체명이 은밀히 공유되기도 한다.

이 같은 개조가 유행하는 이유는 수입차 리모컨키 작동거리가 지나치게 짧기 때문이다. 1~2미터는 기본이고 심지어 차체에 접촉하지 않으면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리모컨 기능을 상실한 것이다. 20미터 내외인 국산차와 크게 차이가 난다. 문제는 리모컨키 개조가 불법이라는 점이다. 전파연구원 관계자는 “개조를 통해 출력을 높이면 불법”이라며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되며 상업적 목적이 있다면 가중처벌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불법 개조 책임을 소비자에게만 돌려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초에 리모컨키 작동거리를 비정상적으로 짧게 출시한 수입차가 책임을 질 때가 됐다는 것이다. 리모컨키 작동거리가 짧은 이유는 수입차 업체들이 한국 전파법을 우회하기 위해 출력을 크게 낮춘 탓이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폴크스바겐, 아우디 등 수입차 시장 `빅4`는 리모컨키 주파수로 315㎒와 433㎒, 434㎒를 사용한다. 유럽용 주파수다. 그러나 이 차를 그대로 들여올 수 없다. 해당 주파수가 다른 용도(TPMS, RFID)로 사용되고 있어서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국내 주파수(173㎒, 311㎒, 447㎒)에 맞춘 차를 새로 제작하거나 출력을 크게 낮춰야 하는데 수입차 회사들이 손쉬운 후자를 택한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소비자만 멀쩡한 리모컨 배터리를 갈아 끼우거나 불법 개조로 내몰리고 있다.

무선설비규칙 `미약전개강도 무선기기 기준`에 따르면 소출력 기기는 거리 3미터 이내에서 500마이크로볼트 이하 출력을 갖추면 다른 주파수와 겹쳐도 사용을 허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요 수입차의 리모컨 작동거리가 3미터를 넘지 못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수입차 판매량이 적어 수입차 업체에 한국형 리모컨 제작을 요구하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지난해 수입차 국내 판매량이 13만대가 넘을 정도로 성장한 만큼 더 이상 소비자에게 불편을 떠넘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표]주파수별 할당용도 및 이용업체 현황

자료:전파연구원

범법자 만드는 독일차...`0미터 리모컨키` 방치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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