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바타 양(28)은 지난 2008년 도쿄에 휴대폰 바코드 판독기 기업을 창업해 상품 가격 비교 사이트와 연동하는 서비스로 대박을 터뜨렸다. 이후 빠르게 회사를 매각하고 2011년 스마트폰을 이용한 소셜 쿠폰 서비스업체 스포트라이트를 창업했다. 그는 “기업 발전 단계에 따라 소유자가 바뀌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회사 경영 자체에 대한 집착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다음 프로젝트로 이동이 더딜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스마트폰 전용 광고 서비스를 대행하는 노봇토 창업자 고바야시 세이(31)는 설립한지 2년된 회사를 2011년 이동통신업체 KDDI에 매각했다. 벤처캐피탈 지분을 포함해 총 15억엔 규모였다. 그에게 노봇토는 3번째 설립한 스타트업이었다. 그는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스피드와 자금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현재 재창업을 구상 중이다.
일본에서 두세번 창업을 거듭하는 젊은 기업가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12일 니혼게이자이가 보도했다. 스마트폰 등 IT 업계의 변화 속도가 빨라 흐름만 잘 타면 경영이 쉽게 본궤도에 오를 수 있는데다 사업 매각처도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창업한 회사를 시간을 두고 천천히 성장시키는 `선발 완투형`과 달리 초기에 사업을 매각하고 얻은 자금으로 다시 창업하는 `연속 기업가`로 불린다. 벤처 정신이 투철한 이들을 보완해 줄 방편으로 전문 경영인에 대한 필요성도 늘고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연속 기업가가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창업한 스타트업은 단기간에 계속 매각되기 때문에 직원들은 자연스레 고용 불안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고바야시 전 노봇토 사장은 “매각 후 사업의 안정을 위해서는 시장 규모 등을 철저히 예측해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신이 떠나도 지속적으로 먹거리가 나올 수 있는 분야여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연속 기업가의 전문적인 육성이 필요하다는 논의도 서서히 나오고 있다. 트위터와 스퀘어의 창업자 잭 도시, 페이팔과 테슬라모터스를 만든 이론 마스크 등의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의견이 일고 있는 것. 일본 유명 벤처캐피탈 모비다 재팬의 손 태 사장은 “기업가와 전문경영인이 각자 역할을 분담해서 기업을 꾸려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며 “미국 실리콘밸리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