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가치가 2년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지만 국내에서 판매되는 일본산 카메라 판매가격은 당분간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캐논, 니콘, 소니 등 국내에 진출한 일본산 카메라 브랜드는 `엔저` 현상에 의한 판매가격 조정은 없다는 방침을 세웠다.
일본 카메라 업계는 내부적으로 가격 조정을 검토하지 않고 있으며, 엔저가 지속되더라도 하반기께나 논의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상반기 중에는 카메라 판매가격 인하 계획이 없음을 밝힌 셈이다. 수년간 지속됐던 `엔고`에도 크게 가격 인상을 하지 않았다며 엔저 기조도 가격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카메라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IT 제품의 가격은 출시 후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하락하기 때문에 기존 출시 제품 가격에 추가적 인하는 어렵다”며 “국가마다 유통 구조의 차이도 있고, 시장 제품 중에 일본보다 가격이 높은 제품도 있지만 일부 기종이나 렌즈는 국내가 더 싼 제품도 있다”고 설명했다.
카메라 업계는 완제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환율만이 아니기 때문에 부품 등과 일대일 비교는 어렵다고 난색을 드러냈다. 또 다른 카메라 업계 관계자는 “제품 가격에는 현지 시장에 유통 마진을 비롯해 마케팅, 프로모션 비용까지 포함되기 때문에 가격 형성 요인은 다양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카메라 브랜드의 제품 생산 기지가 중국, 태국 등 동아시아 지역으로 넓어지면서 가격 산정이 더욱 복잡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캐논, 니콘 등 국내에 진출한 일본 카메라 선두기업은 지난해 역대 최대 수준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북아 대지진 및 지진해일 등으로 피해를 본 생산라인이 완전 복구되면서 제품 다양화 및 정상출하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달 중순부터 2013년형 신제품 카메라를 순차적으로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엔저 효과가 강해질수록 일본 카메라 업계가 수출로 얻을 수익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