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도신사 아르센 뤼팽 시리즈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면 동경하던 자신만의 히어로가 있다. 그 히어로는 우주에서 온 초인일 수도 있고 거미에 물린 청년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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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실에 가까운 히어로 중에서 단연 돋보이고 누구나 공감하는 인물을 말하자면 셜록 홈즈와 아르센 뤼팽을 손꼽는다. 사건이 터지고 범인이 오리무중인 상황에서 의뢰가 들어오면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홈즈의 매력도 무시 못하겠지만 난공불락의 명탐정에 대비되는 자유분방한 범법자로서 뤼팽은 우리를 열광하게 만든다.
◇남자들의 로망, 전자책으로 부활하다
아르센 뤼팽 시리즈는 장편 16편, 중단편 37편의 소설작품에 4편의 희곡작품으로 이뤄진다. 이번에 출시된 범조사의 `아르센 뤼팽 시리즈`는 `여왕의 목걸이` `뤼팽과 홈즈의 대결` `기암성` `수정마개` `813의 비밀`을 각각 시리즈로 엮어냈다.
앞으로 저지를 범행을 예고하고 멋지게 범행을 성공시키거나 범행현장에 명함 또는 짧은 메모(“진품이 제대로 갖춰지면 다시 방문하겠음. 괴도신사 아르센 뤼팽.”)로 물건주인에게 충고까지 곁들인다. 뤼팽은 실존여부가 의심될 만큼 복합적인 퍼스널리티와 정말로 독특한 캐릭터성을 지니고 있다.
뤼팽 시리즈에는 기암성편에서 등장하는 사건해결 실마리로 작용하는 암호화된 전언이라든가, 매번 다른 인물로 둔갑하는 변장술, 장소 복제로 성립되는 알리바이 등등 수많은 트릭과 추리적 장치가 등장하고 있다. 특히 유구한 역사적 사실이나 전설로부터 수수께끼의 소재를 끌어와 거창한 스케일의 사건들을 전개해나가는 수법은 뤼팽 시리즈만의 전매특허라 할 만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주말에는 오랜만에 뤼팽이 고백하는 범죄이야기를 한번 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깔끔하게 부활한 뤼팽 시리즈!
전체적인 레이아웃이나 각각의 구성에 맞는 에피소드의 적절한 배치가 좋은 작품으로 장시간 글을 읽어야 하는 소설의 특성에 맞게 급격한 변화를 자제한 듯한 스타일을 사용하고 있다. 또 멀티 디바이스적인 측면을 고려한 스타일과 문단의 구분도 훌륭한 편이며 가독성 또한 좋은 편으로 대부분의 단말기에서 동일한 레이아웃을 유지한다.
추천 ★★★★★
가독성 ★★★★★
호환성 ★★★★★
표현력 ★★★☆☆
모리스 르블랑 지음, 범조사 펴냄, 권당 17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