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 섬유(Nano Fiber)가 고어텍스(Gore-tex)를 대체할 차세대 섬유 소재로 급부상하고 있다. 고어텍스보다 뛰어난 방수·방풍 기능과 높은 투습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섬유 소재 업체들은 잇따라 나노 섬유 개발에 뛰어들며 시장 선점에 나서는 추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오롱, 효성, 우리나노필 등 국내 주요 섬유 소재 업체들은 나노 섬유 개발에 착수, 속속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나노섬유는 지름이 수십에서 수백 나노미터(㎚)에 불과하고 길이가 두께의 100배 이상인 초극세사다. 1제곱인치당 90억개 가량의 미세한 구멍이 나 있는 고어텍스보다 섬유 원단을 더 촘촘하게 제조할 수 있다. 또 2차전지 분리막, 공기 필터 등 환경 에너지, 전기전자 산업에서 핵심 소재로 사용되면서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섬유 소재 업체들이 나노 섬유 개발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나노 섬유는 그동안 섬유 시장을 장악했던 고어텍스를 대체할 차세대 핵심 소재”라며 “다양한 산업에서 나노 섬유를 사용하면서 시장이 급속도로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섬유는 미세한 구멍을 뚫은 성형기에 섬유 원료를 넣고 그 위에 높은 압력을 가해 실을 뽑아내는 방식으로 생산한다. 하지만 나노섬유는 압력 대신 고전압을 가하는 전기방사(electrospinning) 방식을 사용한다. 전기방사 방식은 고분자 물질에 전압을 가하면 내부에서 반발력이 생기면서 분자들이 뭉쳐 나노 크기의 실 형태로 갈라지는 원리를 이용한 제조 방법이다. 전압이 높을수록 실은 더 가늘어 진다. 뽑아낸 실을 쌓기만 하면 서로 얽히기 때문에 일일이 천을 짤 필요가 없다. 실을 쌓은 높이에 따라 다양한 쓰임새를 구현할 수 있다. 실을 높게 쌓으면 섬유 원단으로, 낮게 쌓으면 2차 전지 분리막, 공기 필터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나노 섬유의 방수 능력이 고어텍스보다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지만 최근 업체들이 독자적인 제조 기술로 극복했다”며 “학계에서도 나노 섬유 기능을 한층 개선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 야노경제연구소는 오는 2015년 나노 섬유를 포함한 차세대 섬유 시장 규모가 1482억엔(약 1조5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