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컴퓨터에 디지털카메라를 붙이면 적외선 센서가 되듯 위성은 여러 액세서리를 붙인 비싼 컴퓨터라고 보면 됩니다.” 30일 쏘아올린 나로과학위성의 온보드컴퓨터(OBC) 운용 프로그램을 개발한 박성옥 KAIST인공위성연구센터 자세제어 및 SW팀 선임연구원 얘기다.
박 연구원은 위성에 명령 내리고 해석하는 등 지상국 운용과 지상관제 SW 설계를 도맡아서 처리했다. 이 일만 12년째다. 위성 비행 상태 정보만 봐도 SW 버그를 찾아낼 정도로 이 분야에선 베테랑이다. “동료는 모두 3명인데 사실 인력이 너무 모자라 밤 12시까지 일할 때가 많습니다. 업무로드가 많이 걸리긴 하지만 일이 즐겁습니다.”
사실 위성과 관련한 국내 SW인력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항공우주연구원과 업계 인력까지 다 합쳐봐야 몇 십 명 수준이다. “위성은 `헤리티지(유산)`라고 해서 검증된 것을 대단히 중시합니다. 하늘에 일단 보내면 수정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SW를 새로 개발하기 보다는 과거에 썼던 것을 기반으로 업그레이드 쪽에 무게를 둡니다.”
그럼에도 지난 10여 년간 컴퓨터 CPU가 워낙 진보해 SW를 2~3회 바꿨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이번에 쏜 나로과학위성 SW는 오는 6월 발사 예정인 과학기술위성 3호의 업그레이드 판”이라며 “지상국 SW는 과학기술위성 1호와 3호를 제작하며 대대적으로 업데이트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PC성능이 좋은 게 전부는 아니다”며 “전력소모량과 무게, 우주환경 등 여러 요소를 감안해 최적화된 PC를 선택하고 SW를 만들게 된다”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