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269>글을 쓰는 방법

내가 글을 쓰기 위해 언제나 쉬지 않고 하는 12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포착한다. 떠오름은 순간이지만 사라짐은 영원하다. 둘째, 동시에 몇 권의 책으로 읽으면서(다독) 한 권을 집중적으로 읽기(정독)를 겸행한다. 빨려 들어가는 책은 손에서 놓기 전에 다 읽어버리고 다양한 정보나 아이디어를 얻는 책은 시간 날 때마다 비교하며 읽는다. 셋째, 읽은 책과 읽고 있는 책의 문제의식을 비교하고 주요 키워드를 이리저리 조합해본다.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개념이 탄생한다.

넷째, 읽고 있는 책과 비슷한 책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문제의식과 차이점을 발견하고 저자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의도적으로 찾아 나의 글을 쓸 때 활용한다. 다섯 번째, 신문, 잡지, 기타 정기간행물을 주기적으로 속독하면서 고민하고 있는 주제와 연결시켜 본다. 여섯 번째, 일상의 사물 및 자연의 생명체에 대해 어린아이 같은 호기심으로 유심히 관찰해보고 내가 사물의 입장에서 서서 이야기를 나눠본다. 다양한 사례, 에피소드, 예화, 비유법을 주기적으로 수집해 주제별로 정리한다. 글은 구조와 뼈대를 잡은 다음 살을 붙이는 과정에서 탄생한다. 사례나 에피소드, 그리고 예화나 비유법은 이럴 때 유용하게 쓰인다.

여덟 번째, 국어 실력을 계속해서 키운다. 다양한 우리말의 미묘한 개념적 차이와 그 안에 담겨진 의미심장함을 수시로 메모한다. 아홉 번째,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SNS를 활용해 고민하고 있는 아이디어를 공개하고 다른 사람 아이디어를 활용하는 집단창조 활동을 한다. 열 번째 일상에 대한 단상을 SNS에 수시로 공개하고 독자 반응을 살펴본다. 어떤 글에 반응을 더 많이 보여주는지를 알면 독자들의 최근 심리상태를 읽을 수 있다. 열한 번째, 무조건 써 놓고 생각하고, 생각하면서 쓰고, 쓰면서 생각하는 일을 동시에 병행한다. 완벽한 글이 준비되면 쓰겠다는 생각은 완벽하게 글을 쓰지 않겠다는 말과 다름없다.

마지막으로 글을 읽다가 기억하고 싶은 문구나 글이 있으면 닥치는 대로 메모 해놓는다. 글은 내 생각과 다른 사람의 생각을 조합하면서 내 주장을 펼치는 과정에서 탄생한다. 적절한 인용과 사실적 근거로 뒷받침되는 글이라야 글맛이 난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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