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강국의 첫 꿈을 쐈다. 두 번의 실패와 두 번의 기다림 끝의 낭보다.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로켓) 나로호(KSLV-1)가 30일 오후 4시 우주를 향해 이륙, 위성을 정상궤도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나로호(KSLV-Ⅰ)를 성공적으로 발사해 나로과학위성을 정상 궤도에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5시 나로우주센터 브리핑룸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각종 분석 결과 (위성을) 목표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사실을 전해드린다”며 “(최종 성공 여부는) 내일 새벽 대전에서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발사 성공으로 우주 강국을 향해 한 단계 도약하게 됐다”며 “오늘의 감격을 동력으로 삼아 한국형 발사체를 독자 개발, 2020년께 우리 기술로 우주에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나로호는 이날 오후 4시 이륙한 뒤 발사 54초 후 음속을 돌파했다. 215초 뒤에 예정대로 위성덮개(페어링) 분리에 성공했다. 페어링 분리는 발사장에서 245㎞ 거리, 고도 177㎞ 지점에서 이뤄졌다. 이어 229초 후 1단(하단) 엔진이 멈췄다. 232초 뒤 1단이 떨어져 나갔다. 분리된 1단 로켓의 낙하 지점은 발사장에서 약 2700㎞ 떨어진 해상으로 예상된다.
발사 후 395초 시점에서 나로호는 2단(상단) 고체연료를 점화, 그 추진력으로 목표 궤도에 진입했다. 약 9분(540초)께 위성을 분리해 궤도에 올려놓으면서 임무를 완수했다.
지난 2002년 8월 100㎏급 나로과학위성(STSAT-2C)을 우리 힘으로 지구 저궤도에 올려놓고 정상 작동시키겠다는 목표로 시작한 나로호 개발사업은 10년 만에 결실을 봤다. 사업비만 5205억원이 들었다. 대한항공·한화·삼성테크윈·한국화이바 등 150여개 기업과 45개 대학·연구소가 참여해 머리를 맞댔다. 발사체 체계를 갖추고 1단(하단) 추진체를 만들기 위해 우주 강국인 러시아의 도움도 받았다.
2009년 8월 25일 나로호 첫 발사, 2010년 6월 10일 2차 발사 실패에 이어 작년 10월 26일과 11월 29일 발사가 미뤄졌다. 결국 30일 첫 우주발사체 성공해 열 한 번째 스페이스 클럽 국가가 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새로운 우주시대를 열게 된 것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수고한 모든 과학자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그동안 노력이 실패가 아닌 성공으로 가는 과정이었음을 확인했다”며 “본격적인 우주과학시대를 열어가는 첫 출발을 했다. 대한민국의 국력이 한 단계 올라가는 계기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정부는 당초 2021년을 목표로 추진하던 한국형발사체 발사 시점을 2018~2019년으로 앞당길 예정이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